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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소리 - 주민 눈높이로 느끼고 생각하기
변묘숙 울산시 울주군 화산리보건진료소장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14-07-25 오후 18:08:13

`부르릉∼ 끽!!' 이른 아침, 보건진료소 입구에 오토바이 한 대가 선다. 바삐 문을 열고 나갔더니 윗마을 김씨가 배를 움켜쥐고 창백한 얼굴로 서 있었다. 어제 뭘 잘못 먹었는지 밤새 배가 아파 잠을 설쳤다고 한다. 문진을 하며 최근 갑자기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은 김씨 부인의 안부도 함께 묻는다.

 “그게 파 … 뭐라고 하던데… 아! 생각났다. 파키스탄병이요.”

 나는 순간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참고 파킨슨병에 대해 설명을 한다. 완치되는 질병은 아니지만 약만 잘 복용하시면 생활하는데 어려움은 없을 거라는 내 설명에 힘을 얻었는지 김씨의 얼굴에는 금세 화색이 돌았다.

 “요양원에서 보니 우리 집사람 말고도 파키스탄병이 몇 명 더 있더라고요.”

 파킨슨이라고 살짝 고쳐서 설명했건만 김씨는 계속 파키스탄이란다. 할 수 없다. 오늘은 파키스탄으로 가는 거다.

 이 분에게 정확한 병명을 가르쳐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병에 대한 총체적인 정보제공 못지않게 지금 당장 제공되어야 할 서비스는 무엇보다 그 분의 마음을 알아주고 함께 걱정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농촌지역에 함께 거주하며 그 분들의 눈높이로 느끼고 생각하는 것은 보건진료원의 업무 못지않게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이 생각은 보건진료원을 처음 시작한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름없다.

 경제 발달로 인해 의료시설의 접근성이 과거와 달리 급격하게 향상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농어촌 주민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다.

 노부부 혹은 독거노인이 대부분인 농촌에서 주민의 한 사람으로 함께 생활하면서 때로는 며느리가 되어, 또 때로는 딸이 되어 누구보다 그들 가까이에서 그 분들의 어려움을 감지해서 도와 드릴 수 있음은 보건진료원이란 직업을 떠나 개인적으로 보람이 아닐 수 없다.

 세상인심이 예전 같지 않다고들 하지만 굽은 걸음으로 보건진료소 오시는 길 두 손 가득 들고 오는 상추 한 봉지, 양파 한 묶음에서 보건진료원으로 일하지 않았다면 도저히 경험할 수 없는 시골 분들의 따뜻한 사랑을 느낀다.

 김씨를 배웅하고 하루의 일과를 준비하면서 내가 가진 지식을 앞세우기 보다는, 충분한 소통으로 주민들께 실질적인 일차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보건진료원이 되겠다던 30년 전 나와의 약속을 다시 한 번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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