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김난희 경북소방본부 119특수구조단장(왼쪽)에게 임용장을 수여했다.
소방공무원 김난희 간호사가 경북소방본부 창설 76년 만에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소방정’으로 승진하면서 ‘119특수구조단장’에 7월 1일 임명됐다.
전국 최초의 여성 119특수구조단장이다. 소방정은 소방서장급이며, 4급 서기관 또는 경찰 총경에 상응하는 계급이다.
김난희 단장은 “가슴이 벅차고 진심으로 영광스럽다”면서 “도민 한 분 한 분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면서,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119구급대원 간호사 1기로 첫 발
그는 1994년 제1기 간호사 특별채용으로 119구급대원에 선발돼 안동소방서에서 첫 발을 내디뎠다. 당시 119구급대원 체계를 전문화하기 위해 간호사 면허 소지자를 대상으로 소방공무원을 선발했던 것.
“어린 시절 간호장교를 꿈꿨었고, 군인이셨던 아버님의 영향으로 제복을 입는 직업에 대한 동경이 컸죠. 119구급대원 모집 포스터를 본 후 망설임 없이 지원하게 됐습니다.”
앞서 걸어간 선배가 없는 새로운 길에 들어섰고, 여성 소방공무원으로서 최초의 기록을 세우며 유리천장을 깨뜨려왔다.
2006년 영천소방서 119구조대장으로 임명됐으며, 전국 최초 여성 119구조대장이었다. 2015년 소방령(5급 사무관 해당)으로 승진할 때도 경북도 여성 소방공무원 중 최초였다. 올해 소방정 승진 역시 경북도 여성 소방공무원 중 처음이며, 전국 간호사 119구급대원 중 최초다.
□ 여성 소방공무원 최초 기록들 세워
그동안 경북소방본부 초대 구급상황관리센터장, 국민안전처 중앙구급상황관리센터 구축 TF팀장, 소방청 119구급과 계장, 경북소방본부 구조기획팀장 등을 맡으며 다양한 커리어를 쌓았다.
김해 민항기 추락사고와 대구 지하철 화재 현장에 출동해 인명구조활동을 펼쳤다.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사고 현장에서는 상황관리업무를 총괄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며 119구급대를 총괄 지휘했다.
김난희 단장은 “초기에는 업무환경도 열악했고,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매뉴얼을 만들고 하나하나 기반을 다지면서 발전시켜나갔고 그만큼 보람도 컸다”고 말했다.
특히 “특별채용 1기로 선발돼 전국에서 함께 뛴 간호사 동료들이 있어 큰 의지가 됐다”면서 “경험을 나눠주고 조언해줄 선배가 없다는 게 얼마나 외로운지 잘 알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 고난도 구조현장 투입 대원들 안전 지키겠다
김난희 단장이 이끌어나갈 경북소방본부 119특수구조단은 구미 불산 누출사고를 계기로 2013년에 창설됐다. 경북도내에는 유해화학 및 원자력 등 주요 위험시설물이 위치하고 있어 특수재난사고 시 체계적인 대응체계 구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119특수구조단은 ‘특수재난대책팀’ ‘119항공대’ ‘긴급기동대’로 구성돼 있다. 소방헬기, 소방차량, 인명구조견 등을 갖추고 있다. 긴급기동대에서는 유해화학물질 누출대응장비, 화학보호복 및 방사선보호복, 테러 및 특수구조장비, 방사능대응장비 등을 보유하고 있다.
김난희 단장은 “대원들이 고난도 구조현장에 투입돼 특수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위험을 항상 안고 있다”면서 “국민의 안전과 함께 대원의 안전도 잘 지켜낼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피고 지원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난희 단장은 1990년 영남이공대 간호학과를 졸업했으며, 경북대 수사과학대학원을 수료했다. 대통령 표창, 국무총리 표창(모범공무원)을 받았다.
정규숙·엄용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