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 높은 한국 간호 시스템 인상적”
한국의 보건의료체계와 간호 현황을 세계 간호사들에게 알리는 메인 세션이 ‘한국의 보건의료체계’ 주제로 6월 21일 진행됐다.
손명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이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의 국민건강보험 시스템과 심평원의 역할에 대해 소개했다.
이혜옥 메사추세츠대(보스턴) 간호대학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곽월희 병원간호사회장, 이태화 연세대 간호대학 교수, 염혜아 가톨릭대 간호대학 교수가 패널로 나섰다.
‘병원간호 현황’에 대해 소개한 곽월희 병원간호사회장은 “한국 간호사 평균연령은 34세, 평균 이직률은 17%, 평균 근무기간은 8년”이라면서 “한국의 간호사 공급인력은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나, 재직기간이 짧은 것이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간호전달체계, 업무 숙련도와 임상경력을 근거로 한 간호사 배치 등에 대해 설명했다.
곽월희 회장은 “간호사가 일하기 편한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사진으로 실제 사례를 보여주며 설명했다. 환자의 안전과 질 향상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타임아웃 활동, 정확한 환자확인 향상 활동, 낙상예방 활동 등의 사례를 소개했다. 간호사 경력개발, 맞춤형 교육프로그램 등에 대해 설명했다. 중환자실 간호사들이 직접 기획하고 출연한 동영상을 통해 한국 간호사들의 일과 보람을 보여줬다.
‘한국의 간호 현황’에 대해 발표한 이태화 연세대 교수는 고등학생이 선호하는 직업 간호사, 남자간호사 증가 추세, 간호교육인증평가, 의료인 면허신고제, 간호교육 학제 4년 일원화, 전문간호사, 간호사의 다양한 활동분야 등에 대해 소개했다. 간호인력 부족, 간호사 법정인력 준수, 간호법 제정,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 등 현안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노인 보건의료서비스’에 대해 발표한 염혜아 가톨릭대 교수는 “한국은 현재 65세 노인인구 비율이 약 13%이며, 2026년 5명 중 1명이 노인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현재 15% 수준인 노인부양지수가 2030년 38%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성인 100명이 노인 38명을 부양하게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 대해 소개했다.
염혜아 교수는 “건강서비스와 복지의 통합, 건강증진에서 생애말기 간호에 이르기까지 간호의 연속성 보장, 정보기술 진보에 발맞춘 간호시스템 체계화등이 당면과제”라면서 “초고령사회로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노인문제에 관심을 갖고 혁신적인 근거기반중재를 개발하고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메인 세션을 들은 외국 간호사들은 “한국의 보건의료와 간호 시스템이 매우 발전해 있고 수준 높았으며, 체계가 잘 잡혀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노은숙(순천향대 부천병원) 간호사는 “학술대회 프로그램이 매우 알찼다”면서 “한국어로 동시통역이 이뤄져 간호와 보건의료의 글로벌 트렌드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혜린(청주대) 학생은 “간호 이미지에 대한 세션이 특히 인상깊었다”면서 “백의의 천사 이미지를 넘어 전문직으로서의 이미지를 가져야 한다는 강의를 듣고 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끊임없이 자기 개발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여성건강 현황
‘한국의 여성건강 현황’ 주제로 진행된 메인 세션에서 강윤희 이화여대 간호학부 교수가 발표했다.
강윤희 교수는 “남녀 성별에 따라 건강문제에 다양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다학제적 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대수명, 사망률, 만성질환 유병률, 건강행위 등에서 남녀의 차이가 존재한다.
특히 “여성의 건강문제 특징을 고려한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개발 실시할 때 간호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이화여대 간호학부 성인간호학교실과 대한여성건강학회가 공동으로 지역사회에서 수행하고 있는 중년여성 건강증진 실무모델을 소개했다.
이어 대한간호협회가 국립보건연구원으로부터 수주해 진행하고 있는 ‘한국 간호사 건강연구’에 대해 소개했다. 이는 한국 여성 간호사들의 건강상태를 추적 관찰해 여성의 건강과 질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는 대규모 코호트 연구이다.
강윤희 교수는 “앞으로 성인지적 관점에서 간호교육, 실무,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전 생애주기에 걸친 여성건강 연구와 서비스 제공, 글로벌 관점과 파트너십 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역사에서 배우는 간호
‘갈등기의 간호사 : 역사의 교훈’ 주제로 진행된 메인 세션에서 최경혜 국군간호사관학교장이 발표했다.
최경혜 교장은 “역사적으로 전쟁·분쟁·재난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남겼으며, 특히 훈련된 간호사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6.25전쟁으로 간호장교의 체계적인 양성이 중요해졌고, 국군간호사관학교를 설립해 오늘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간호장교들은 베트남전, 이라크전 등 분쟁과 재난 지역에 파견돼 강인한 정신력과 즉응력을 바탕으로 한국 간호의 우수성을 잘 보여줬다”고 말했다.
또한 “국군간호사관학교는 대한간호협회로부터 재난간호교육을 의뢰받음으로써 한국의 재난교육 메카로 거듭나게 됐다”면서 “에볼라 위기 대응 긴급구호대 교육기관으로 공식 지정받아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했다”고 말했다.
특히 “간호사들이 즉각적으로 생명수호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군 간호의 상생협력을 통해 간호사의 전문성과 위기 대응능력을 강화하고, 국제사회 위기 극복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간호 이미지
‘간호 이미지 : 나이팅게일은 뭐라고 할까?’ 주제로 진행된 메인 세션에서 신성례 삼육대 간호학과 교수가 발표했다.
신성례 교수는 “간호 이미지는 여러 경로로 간호전문직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긍정적인 이미지는 간호사가 건강 이슈에 대한 주장을 펼 때, 입법과정에서 간호사의 의견을 제시할 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간호사의 생각은 자기이미지에 영향을 미치며, 행동과 업무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서 “간호 이미지를 명확하고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선 우선 간호사가 생각하는 자신의 이미지부터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간호사에 대한 긍정적이고 성공적인 스토리가 신문, 잡지, 소설, 영화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일반인들이 간호에 대해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전략이 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간호사는 간호조직을 통해 한목소리로 사회와 소통할 필요가 있으며, 우리가 추구하는 간호 이미지로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면서 “간호사 한 사람 한 사람이 각자의 위치에서 간호 이미지를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할 때 긍정적인 변화가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정규숙·주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