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대한민국-재난간호 시스템을 점검하다
전문교육 통해 재난대응 역량 갖춘 간호사 양성해야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14-05-13 오후 17:34:14
◇재난현장 투입돼 응급처치-외상간호-심리간호 제공
◇국군간호사관학교에서 ‘재난간호교육과정’ 운영 중
◇간협 의뢰받아 개발 … 96시간 전문교육과정 실시
<글 : 유명란 국군간호사관학교 교수>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맹골수로에서 침몰하는 대형 참사가 4월 16일 발생했다. 정부는 사고수습에 만전을 기하면서, 가칭 `국가안전처'를 신설하는 등 국가 안전시스템을 완전히 새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간호사들이 전문가 영역에서 앞으로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할 부분을 점검해본다.
재난상황에서 간호사들에게는 기본적인 전문지식과 기술을 바탕으로 보다 전문화된 역량이 요구된다. 재난현장에서 활동하는 간호사들은 환자를 분류하고 응급처치를 제공함은 물론 생명을 위협하는 외상으로부터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간호사들은 위기상황 스트레스 관리(Critical Incident Stress Management, CISM)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피해자와 그 가족, 구조대원 등에게 심리간호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심리간호는 재난이 발생한 시점부터 몇 년이 지난 시점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피해자에게 필요한 중요한 간호이다.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에서는 기본적인 건강관리와 더불어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심리간호가 우선적으로 요구됐다.
재난현장에서의 심리간호 첫 단계는 피해자의 심리적 중증도를 분류하는 것이다. 심리적으로 위험이 높은 대상자, 즉 공황이나 슬픔 등으로 즉각적인 중재가 필요한 대상자를 선별해 고위험 대상자로 분류하고 우선적으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둘째, 급성스트레스 반응을 보이는 대상자들에게는 심리적 응급처치를 제공해야 한다. 위협으로부터 보호해주고, 위로해줘야 한다. 쉴 곳을 제공하고, 신체적 요구를 즉각적으로 해결해주고, 가족과 함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대상자들의 요구가 해결되도록 실질적인 도움과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피해자를 구조하고 구급활동을 하는 구조요원과 응급의료인력에 대한 심리간호가 필요하다. 이들에게도 피해자와 동일한 스트레스 반응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심리상태를 인지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이같은 심리간호를 위해 간호사들은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공감대 형성하기, 반영적 경청기술 사용하기, 효과적인 비언어적 의사소통기법 표현하기, 상호작용할 때 현실적인 기대를 설정하도록 하기, 문화적으로 적합한 의사소통기술 사용하기 등의 능력을 갖춰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계기로 재난상황에서의 의료인 역할을 정립해야 한다는 자성의 소리가 나왔다. 대한간호협회는 무엇보다 간호사들의 역할인식과 역량향상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재난간호교육프로그램 개발을 국군간호사관학교에 의뢰했다.
그 결과 2005년 의료분야에서는 가장 먼저 체계적인 재난교육이 시작됐고 현재는 간호사 보수교육으로 매년 1회, 96시간, `재난간호교육과정'이 운영되고 있다.
재난상황에서의 치료원칙, 대량환자 처치, 윤리적·법적 쟁점을 고려한 의사결정, 재난상황에서의 심리간호 등 재난현장에서 요구되는 간호사의 전문적인 핵심역량을 교육하고 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에서 제시한 재난상황에서 간호사들이 갖춰야 할 핵심역량인 △윤리적·법적인 쟁점에 대한 의사결정능력 △치료원칙 지키기 △대상자의 요구를 사정하고 계획해 간호 제공 △대상자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의사소통과 대인관계 능력 △지역사회 건강 유지 △응급상황에서의 건강관리 체계와 정책 이해하기 등과 맥을 같이 한다.
최근에는 대형병원이 자체적으로 주기적인 재난훈련 및 교육을 실시하면서 좀 더 전문적인 교육을 이수하고자 꾸준히 재난간호교육과정에 간호사들을 참여시키고 있는 추세다.
이와 함께 국군간호사관학교에서는 재난현장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간호사의 외상간호 역량을 향상시키고자 2010년 미국 응급간호사회와 협약을 체결하고 `Trauma Nursing Core Course'라는 외상간호 전문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이번에 세월호 침몰사고 의료지원을 경험하면서 재난 초기 현장의료지원체계의 강화, 재난간호교육과정 이수자들의 적극적인 활용방안 모색, 재난 대비·대응 전문적인 교육과정 추가 개발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여러 과제들이 제시됐다.
세월호 참사의 뼈아픈 경험을 교훈으로 삼아 재난에 대비하고 대응하기 위한 간호사들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역량을 향상시키는 데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
안전하고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간호사들이 앞장서 책무를 다해야 할 때다.
◇국군간호사관학교에서 ‘재난간호교육과정’ 운영 중
◇간협 의뢰받아 개발 … 96시간 전문교육과정 실시
<글 : 유명란 국군간호사관학교 교수>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맹골수로에서 침몰하는 대형 참사가 4월 16일 발생했다. 정부는 사고수습에 만전을 기하면서, 가칭 `국가안전처'를 신설하는 등 국가 안전시스템을 완전히 새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간호사들이 전문가 영역에서 앞으로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할 부분을 점검해본다.
재난상황에서 간호사들에게는 기본적인 전문지식과 기술을 바탕으로 보다 전문화된 역량이 요구된다. 재난현장에서 활동하는 간호사들은 환자를 분류하고 응급처치를 제공함은 물론 생명을 위협하는 외상으로부터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간호사들은 위기상황 스트레스 관리(Critical Incident Stress Management, CISM)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피해자와 그 가족, 구조대원 등에게 심리간호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심리간호는 재난이 발생한 시점부터 몇 년이 지난 시점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피해자에게 필요한 중요한 간호이다.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에서는 기본적인 건강관리와 더불어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심리간호가 우선적으로 요구됐다.
재난현장에서의 심리간호 첫 단계는 피해자의 심리적 중증도를 분류하는 것이다. 심리적으로 위험이 높은 대상자, 즉 공황이나 슬픔 등으로 즉각적인 중재가 필요한 대상자를 선별해 고위험 대상자로 분류하고 우선적으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둘째, 급성스트레스 반응을 보이는 대상자들에게는 심리적 응급처치를 제공해야 한다. 위협으로부터 보호해주고, 위로해줘야 한다. 쉴 곳을 제공하고, 신체적 요구를 즉각적으로 해결해주고, 가족과 함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대상자들의 요구가 해결되도록 실질적인 도움과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피해자를 구조하고 구급활동을 하는 구조요원과 응급의료인력에 대한 심리간호가 필요하다. 이들에게도 피해자와 동일한 스트레스 반응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심리상태를 인지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이같은 심리간호를 위해 간호사들은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공감대 형성하기, 반영적 경청기술 사용하기, 효과적인 비언어적 의사소통기법 표현하기, 상호작용할 때 현실적인 기대를 설정하도록 하기, 문화적으로 적합한 의사소통기술 사용하기 등의 능력을 갖춰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계기로 재난상황에서의 의료인 역할을 정립해야 한다는 자성의 소리가 나왔다. 대한간호협회는 무엇보다 간호사들의 역할인식과 역량향상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재난간호교육프로그램 개발을 국군간호사관학교에 의뢰했다.
그 결과 2005년 의료분야에서는 가장 먼저 체계적인 재난교육이 시작됐고 현재는 간호사 보수교육으로 매년 1회, 96시간, `재난간호교육과정'이 운영되고 있다.
재난상황에서의 치료원칙, 대량환자 처치, 윤리적·법적 쟁점을 고려한 의사결정, 재난상황에서의 심리간호 등 재난현장에서 요구되는 간호사의 전문적인 핵심역량을 교육하고 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에서 제시한 재난상황에서 간호사들이 갖춰야 할 핵심역량인 △윤리적·법적인 쟁점에 대한 의사결정능력 △치료원칙 지키기 △대상자의 요구를 사정하고 계획해 간호 제공 △대상자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의사소통과 대인관계 능력 △지역사회 건강 유지 △응급상황에서의 건강관리 체계와 정책 이해하기 등과 맥을 같이 한다.
최근에는 대형병원이 자체적으로 주기적인 재난훈련 및 교육을 실시하면서 좀 더 전문적인 교육을 이수하고자 꾸준히 재난간호교육과정에 간호사들을 참여시키고 있는 추세다.
이와 함께 국군간호사관학교에서는 재난현장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간호사의 외상간호 역량을 향상시키고자 2010년 미국 응급간호사회와 협약을 체결하고 `Trauma Nursing Core Course'라는 외상간호 전문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이번에 세월호 침몰사고 의료지원을 경험하면서 재난 초기 현장의료지원체계의 강화, 재난간호교육과정 이수자들의 적극적인 활용방안 모색, 재난 대비·대응 전문적인 교육과정 추가 개발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여러 과제들이 제시됐다.
세월호 참사의 뼈아픈 경험을 교훈으로 삼아 재난에 대비하고 대응하기 위한 간호사들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역량을 향상시키는 데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
안전하고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간호사들이 앞장서 책무를 다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