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4주년 특별기고 - 노블리스 오블리주:재능을 나눕시다
간호사, 현대사회의 새로운 노블리스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10-10-26 오후 18:35:32

◇ 다른 사람 도울 수 있는 능력과 의지 가진 전문가
◇ 내가 조금 더 가진 것 이웃에게 나눠주자
◇ 나눔 실천할 때 행복해지는 건 나 자신
우리는 살면서 여러 가지 일을 겪지만 그러는 중에도 늘 행복하기를 원한다.
그런데 행복이란 상대적인 것이어서 절대 행복하다고 혹은 절대 불행하다고 단정 짓기가 어려워 주위 사람들과 행복의 정도를 비교하게 된다.
저 사람보다는 조금 더 행복한 것 같고, 많은 것을 가진 또 다른 사람보다는 덜 행복한 것 같기도 하다. 비교의 기준도 항상 바뀌어 행복과 불행의 정도를 끊임없이 경험한다.
유니세프의 주요 사업 중 하나인 모유수유 권장사업을 실행하면서 간호사들을 많이 만나고 있다.
나는 간호사들이 생활력이 강하고, 의견 수렴을 위한 조직력이 있으며, 당당하고, 다른 사람을 도와줄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가진 전문가 집단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부와 권력, 명성을 가진 지도층이 사회에 대한 책임이나 의무를 모범적으로 실천해야 한다는 노블리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정신이 강조되고 있다.
고대 로마 귀족들은 “고귀하게 태어난 사람은 고귀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불문율로 여겼고, 이것을 실천하는 것에 큰 자부심을 가졌다. 병역의무에 모범을 보였고, 공공시설을 신축할 때 자신의 재산을 기부하고 이 시설이 자신의 이름으로 불리는 것을 최고의 영광으로 생각했다.
사회통합의 기본이 되었던 귀족들의 전통과 함께, 이런 문화가 조성되도록 장려하여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낸 로마제국의 힘이 크다 하겠다.
지금도 태어나면서부터 풍요와 귀한 신분을 누리게 되는 계층이 일부 있다. 그러나 그들은 극히 일부이고, 대부분의 우리는 평등하게 태어나 성장하고 교육을 받으며 능력을 키워 사회 구성원이 된다.
타고난 배경보다는 개인의 능력이나 노력 정도에 따라 사회적 역할과 지위를 가지게 된다.
특히 병든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존귀한 일을 하는 간호사 여러분은 현대 사회의 새로운 노블리스라 할 수 있다.
요즘 한 방송사의 `남자의 자격'이라는 프로그램이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합창대회 참가 과정을 다룬 이 프로에서 대부분 미숙함을 보여주는 단원들을 살펴보자.
좀 나은 내가 다른 사람들이 잘 따라오도록 도와주고, 또 다른 사람으로부터 나의 모자란 것을 배워가면서 성취의 보람을 느끼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갖가지 일들로 이루어진 인생도 합창대회에 서기 위해 같은 노래와 율동을 무수히 반복하고 연습하는 과정과 같지 않을까? 모두가 지휘자 박칼린이 될 필요는 없다. 좋은 목소리로 우리 노래를 멋지게 만들어 주는 솔로의 능력을 인정해주고 율동을 잘하는 누군가를 칭찬해 주자.
음을 잡지 못하고 율동이 엉망인 사람은 구성원들 몇 명이 도와주고 계속 연습하여 잘 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격려해 주자.
도대체 나아질 것 같지 않던 그들이 변하면서 서서히 자신감을 갖게 된다. 합창단의 노래처럼 우리 인생에서도 조화로운 하모니를 이루어보자.
우리는 절대적으로 행복하거나 견딜 수 없을 만큼 불행하지 않다.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이 있고 나보다 더 쉽게 원하는 것을 이루는 사람들도 있다.
세상은 혼자 잘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이룬 성공 뒤에는 보이지 않는 많은 이들의 도움과 격려가 있었다. 그것을 잊지 말자.
나도 다른 사람을 성장시키는 구성원이 되자. 세상에는 늘 내가 관심을 가지고 배려할 상대가 있다.
내가 남들보다 조금 더 가진 것이 있다면, 그것이 물질적인 것이든 기술적인 것이든 아니면 정서적인 것이든 간에 나보다 적게 가진 사람, 내 것을 원하는 사람에게 나누어 주자. 나눌 때의 기쁨은 느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절대 행복이다.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가진 당신,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당신은 행복한가? 행복하다면 얼마나 행복한가? 혹시 더 행복해지기를 원치는 않는가?
더 행복해지는 방법은 바로 당신의 마음속에 있다.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대상들이 의외로 곳곳에 많이 있다. 관심을 가지고 따뜻한 마음으로 주위를 돌아보자. 마음을 열어 행동으로 실천하면 행복해지는 것은 바로 내 자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