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하단 바로가기
Home / 이슈/기획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인쇄
창간 34주년 특별기고 - 국민 건강의 첫 출발 `환자 안전'
`안전한 간호' 소비자요구 높아져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10-10-26 오후 17:19:32

◇ 오류 보고할 수 있는 조직문화 정착돼야
◇ 사람의 실수 줄일 수 있는 시스템 구축해야
◇ 근본원인 찾아내 소 잃기 전에 외양간 고치기

 환자에게 안전한 의료를 제공하는 것은 간호사를 포함한 모든 의료인의 기본적인 사명이다. 나이팅게일 선서에는 `나는 인간의 생명에 해로운 일은 어떤 상황에서나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한국간호사 윤리선언, 윤리강령과 윤리지침에서도 간호사는 간호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간호 대상자에게 해를 끼치지 말아야 하며, 대상자의 건강과 안전에 위협이 예상될 때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권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Institute of Medicine이 `To Err is Human'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1999년에 발간한 이후, 환자 안전 문제가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라는 것이 널리 알려지게 됐다. 그 후 미국 정부와 의료계는 환자 안전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전국적으로 전개해 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환자 안전을 포함한 의료의 질적 측면에 대한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보건의료비의 급속한 증가, 의료의 질적 수준에 대한 실증적 연구결과 축적, 의료소비자 운동 활성화 등의 환경 변화에 따라, 머지않아 소위 `평가와 책임'의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환자 간호에서도 안전한 간호를 포함한 양질의 간호에 대한 요구가 증가할 것이므로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간호사는 업무의 특성 상 환자와 항상 직접 접촉하고 있기 때문에, 어떠한 방식으로든 환자 안전 문제에 관련될 수밖에 없다. 환자 안전 사건의 경우, 환자에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의료행위가 환자와 간호사의 접촉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외형적으로는 간호사가 가해자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시각에서 본다면 간호사는 환자 간호의 앞 단계에서 일어난 모든 문제들을 최선을 다해 막아내고 있는 환자 안전의 마지막 보루일 뿐이다. 축구 경기에서 팀 실점의 모든 책임을 골키퍼에게만 돌릴 수 없듯이, 환자 안전 사건의 모든 책임을 간호사에게로 돌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대부분의 경우 간호사는 선의를 가지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으나 완전하지 못한 시스템의 함정에 빠진 또 하나의 피해자로 볼 수 있다.

 간호사는 여러 의료전문직 종사자들 중에서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들을 가장 잘 알고 있으므로, 환자 안전의 개선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환자 안전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선 어떠한 유형의 문제가 얼마나 자주 발생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환자 안전에 관련된 오류 보고의 활성화가 필수적이다. 고의적인 오류, 대부분의 사람들이 준수하고 있는 규칙의 위반, 법적 책임이 있는 명백한 과실이 있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실수를 한 사람을 문책하지 않아야 하며, 보고자의 신상 정보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

 환자 안전에 있어서 동일한 유형의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문제의 분석이 필요하다. 사건이나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누구'에 의해서 그 사건이나 사고가 일어났는지 보다는, `어떻게' 그리고 `왜' 발생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전자는 겉으로 보이는 `가시적인 원인'이며, 후자는 쉽게 눈에는 띄지 않는 `근본 원인'이다. 대증요법으로 질병의 완치를 기대할 수 없듯이, 가시적 원인에 초점을 맞춘 개선 활동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인적요인분야의 기존 연구들에 따르면, 문제 발생원인의 약 80%는 시스템의 결함에 기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인간이 불완전하다는 전제 하에 시스템의 결함(근본 원인)을 찾아서 이를 개선해야 환자 안전 개선활동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환자 안전 문제분석방법으로는 근본원인분석(root cause analysis)과 사건유형 및 영향 분석(failure mode and effects analysis)이 있다. 전자는 이미 발생한 사건이나 사고의 원인을 분석해 개선방안을 도출하는 방법이며, 후자는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하기 이전에 프로세스 상의 취약점을 찾아 개선방안을 찾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전자를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고 한다면, 후자는 `소 잃기 전에, 외양간 고치기'로 볼 수 있다. 문제분석팀을 구성해 체계적인 분석을 하면 보다 많은 해결방안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환자 안전 개선의 마지막 단계는, 문제분석을 통해 도출된 해결방안을 실행하고 그 효과를 평가하는 단계이다. 일반적인 질 개선활동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Plan-Do-Check-Act 순환과정을 활용해, 활동의 결과를 모니터링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그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환자 안전이라는 문제는 아직도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로 남아 있다. 다른 산업분야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환자 안전을 포함한 간호의 질적 수준 개선을 위해서는, 개별 간호사에 초점을 맞추는 인적 접근보다는 시스템적 접근이 더 효과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일선 실무자들의 활발한 오류 보고, 문제의 체계적 분석을 통한 개선방안 도출 및 실행이 필수적이다. 최고경영층이 환자 안전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조직 문화를 바꾸어가고, 적절한 자원을 투입하는 등 개선활동에 대한 시스템적 지원을 한다면 환자 안전 활동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 중앙대 건강간호대학원
  • 보험심사관리사 자격과정
간호사신문
대한간호협회 서울시 중구 동호로 314 우)04615TEL : (02)2260-2571
등록번호 : 서울아00844등록일자 : 2009년 4월 22일발행일자 : 2000년 10월 4일발행·편집인 : 신경림  청소년보호책임자 : 신경림
Copyright(c) 2016 All rights reserved. contact news@koreanursing.or.kr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