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독간호사, 국가 경제발전에 직접적으로 기여
◇ 정부 차원에서 실질적인 예우 방안 마련해야
◇ 국내외 문헌자료 체계적인 조사연구 지원 필요
대한민국 성장의 밑거름이 된 파독간호사들에 대한 역사적 기록을 되짚어 보고 재평가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파독간호사 45년의 역사를 묻는다' 주제 정책세미나가 이애주 국회의원 주최, 대한간호협회 후원으로 6월 17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파독간호사 재평가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이애주 국회의원(한나라당)은 인사말을 통해 “국회에 들어오면서부터 파독간호사의 역사를 되짚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그동안 간호·사회·역사·인류학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자료를 수집하고 파독간호사들을 직접 만나는 등 많은 노력을 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더 늦기 전에 파독간호사들의 역사와 공적에 대한 합당한 평가가 이뤄지고, 상세하게 기록으로 남겨 후손들에게 교훈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독간호사 재평가작업 경과보고를 한 정근식 교수(서울대 사회학과)는 “파독간호사들과 좌담회를 10차례 갖고 면담 및 설문조사를 했으며, 한국은 물론 독일에 거주하는 파독간호사들을 직접 찾아가 만났다”면서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를 점검하고, 중간보고를 위해 세미나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 파독간호사 재평가 조사결과를 책자로 발간하는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파독간호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 확산을 위해 캠페인 등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주제발표를 한 이영석 교수(경상대 독문과)는 “파독간호사는 임금의 일부를 고국으로 송금함으로써 한국 경제발전에 직접적으로 기여했고, 재외한인사회의 형성과 발전에 기여했다”면서 “파독간호사들의 기여에 상응하는 예우 방안을 정부 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영석 교수는 귀국을 희망하거나 이미 귀국한 파독간호사들을 위해 복지시설 개념의 실버타운을 조성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파독간호사들이 상훈법에 따른 서훈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독일 에쎈에 건립된 `파독광부기념회관'을 독일 교민의 삶을 지원하는 사례로 들었다.
이희영 교수(대구대 사회학과)는 “파독간호사에 대한 학술연구는 초기적인 성격을 띠고 있으며, 이주의 과정과 노동력 송출의 사회·정치적 배경에 대한 역사학적 작업조차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및 해외 문헌자료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연구가 필요하고, 이에 기초해 과거 사실에 대한 구술사적 관점에서 검증된 역사쓰기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사회적 차원의 아카이브 구축과 전시, 박물관 등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요청된다”고 말했다.
파독간호사의 생생한 체험을 증언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재평가작업에 참여한 김동옥 교수(대전대 간호학과), 도면회 교수(대전대 역사문화학과), 권숙인 교수(서울대 인류학과)가 지정토론자로 나와 토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