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병원 떠나는 간호사 원인진단 및 해결방안
근로여건 개선해 이직 줄여야 … 유휴간호사 적극 활용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09-10-28 오전 11:07:51
◆ 탄력적 근무제도 필요하다
-정규직 전제 다양한 근무형태 개발해야
-일본, 단시간 정직원제 도입 효과 거둬
지방중소병원의 간호사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정규직을 전제로 한 다양한 근무형태를 적극 도입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대한간호협회는 간호사 근무형태 다양화 방안을 제시하는 정책토론회를 10월 12일 국회에서 열었다. 토론회에서는 “결혼과 육아로 인한 간호사들의 이직을 방지하기 위해선 3교대 근무를 보완할 수 있는 다양한 근무형태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으며 야간전담제, 휴일전담제, 시간제 근로 등의 방안이 제시됐다.
토론회에서 발표한 세쓰코 히사쓰네 일본간호협회장은 “간호사들이 이직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다양한 근무형태를 도입해 각자 처지에 맞는 형태의 근무를 직접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은 특히 `단시간 정직원제'를 통해 탄력적이고 안정적인 고용을 유지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단시간 정직원에게는 풀타임 정규직원의 기본급을 기본으로 근무시간에 비례한 급여 및 상여금이 지급된다. 교육 및 연수, 복리후생에 있어 정규직원과 동등한 대우를 받으며, 승진기회도 주어진다. 건강보험과 연금보험에도 가입된다. 언제든 풀타임 근무로 전환할 수 있다.
일본은 또 육아 지원을 위해 법을 개정했다. 3세 미만의 아이를 기르는 노동자에게 단시간 근무제도(1일 6시간)를 제정할 의무를 고용주에게 부여하고, 3세 미만의 아이를 기르는 노동자가 원하는 경우 시간외 근무 면제를 제도화하도록 했다.
간호협회는 “노동 강도를 반영한 적정근로시간 및 임금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야간·휴일 근무를 반영해 근무시간 중 절반은 1.5배로 계산해야 하며, 이에 따라 24시간 교대근무를 하는 간호사의 1주간 적정 노동시간은 30시간으로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규직을 전제로 한 야간·휴일 전담제, 단시간 근무제 등 다양한 근무형태를 도입해야 한다”면서 “탄력적 근무제도가 비정규직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운영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 보육지원 강화 - 근로여건 개선
-24시간 운영 직장보육시설 확충해야
-간호수가 현실화해 임금 개선 지원
간호사들은 왜 중소병원을 떠나는가. 중소병원이 겪고 있는 간호사 부족문제를 해결하려면 임금 등 근로여건을 개선하고 보육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대한간호협회는 “낮은 임금, 열악한 근무환경, 보육시설 부족 등이 간호사들이 중소병원을 떠나게 만드는 주요인”이라면서 “간호사들이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오래 일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고서는 인력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간호협회는 “간호사들의 임금수준을 현실화하는 일이 시급하다”면서 “간호관리료를 현실화하고 야간 및 휴일 가산제를 도입해 병원이 간호사 임금을 인상할 때 최소한의 원가보전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간호사들이 출산과 육아로 인해 직장을 그만두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24시간 직장보육시설을 확충하고, 정부 차원에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병원간호사회 조사에 따르면 육아문제로 인한 간호사 이직률은 연평균 8.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호사들은 대부분 자녀양육 때문에 직장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시간 외 휴일 근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간호사 10명 중 7명이 직장보육시설이 있다면 이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희망하는 직장보육시설 운영시간은 24시간이 가장 많았다.
병원간호사회는 조사결과에 대해 “간호사가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만들기 위해선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절실하다”면서 “상시 여성근로자 300인 이상인 병원에서는 의무적으로 직장보육시설을 설치하도록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300인 미만 병원에서 직장보육시설을 설치할 수 없는 경우에는 지역보육시설을 공동으로 이용하거나, 보육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24시간 운영 직장보육시설을 활성화하기 위한 시범사업을 해줄 것을 제안했다.
◆ 유휴간호사 재취업 활성화
-시도간호사회 중심 재취업교육 실시 호응
-재취업센터 설립 정부에서 적극 지원해야
지방중소병원 간호사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임신·출산·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간호사들을 간호현장으로 복귀시켜 적극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한간호협회는 “중소병원 간호사 부족문제는 배출된 간호사 수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열악한 근로여건 등으로 인해 빚어진 문제”라며 “병원 근로여건을 개선하고 유휴간호사들을 교육시켜 재취업시키는 방향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간호협회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유휴간호사 재취업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국 시도간호사회가 중심이 돼 유휴간호사들을 위한 재취업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서울시간호사회는 `간호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노동부와 여성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새일센터에서는 전문적인 취업상담, 직업교육훈련, 취업지원, 취업 후 사후관리를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있다. 유휴간호사 재취업을 위한 교육, 새로 일하기 지원 프로그램,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지원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재취업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간호사회 관계자들은 “유휴간호사들을 복귀시키기 위해선 직장보육시설 확충 등 현실적인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노동부는 “출산과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간호사들의 재취업 촉진방안을 마련하는 데 힘쓰겠다”면서 “대한간호협회를 중심으로 한 재취업교육을 계속 지원하고, 취업지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병원 직장보육시설 설치 및 운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간호협회는 보건복지가족부와 간협이 공동으로 유휴간호사 재취업센터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뛰고 있다. 재취업센터에서는 유휴간호사 데이터베이스 구축, 1 : 1 맞춤 취업서비스 제공, 유휴간호사 재교육프로그램 개발 및 교육, 재취업 후 사후관리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
◆ 남자간호사 병역대체복무제 - 학사편입 확대
-남자간호사 군복무 대신 의료취약지역에 근무
-타전공 학사 대상 간호사 되는 길 열어주자
지역 간 간호사 인력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남자간호사 병역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한 4년제 대학에서 간호학 이외의 전공으로 학사학위를 취득한 사람들에게 간호사가 될 수 있는 교육과정을 열어주자는 주장이다.
전혜숙 민주당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대한간호협회가 주관한 `남자간호사 병역대체복무제도 도입을 위한 입법공청회'가 지난 7월 국회에서 열렸다. 남자간호사들이 군복무 대신 의료취약지역의 공공병원 또는 비영리의료법인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일정기간 근무하는 제도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간호협회는 “매년 병역대체복무를 하는 남자간호사를 안정적으로 확보해 지방중소병원에 배치하면 간호사 부족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공공의료서비스 취약지역 및 지역별 의료인 불균형을 해소하고, 대국민 의료서비스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일호 한나라당 국회의원과 대한간호협회는 `간호사 인력의 효율적인 확대방안' 토론회를 지난 4월 국회에서 개최했다.
간호협회는 “간호사 부족문제를 빌미로 교육의 질이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간호대학의 정원을 무분별하게 확대하게 되면 심각한 문제가 초래될 것”이라면서 “간호사 공급 확대방안의 하나로 타전공 학사학위 소지자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교육과정을 한시적으로 운영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새 교육과정으로 4년제 간호대학 정원외 편입과정, 전문대학 재입학과정, 간호학·석사 연계과정 등을 제시했다. 4년제 간호대학 정원외 편입과정은 현재 모집단위별 입학정원의 10% 내에서만 편입생을 뽑을 수 있도록 돼 있는 규정을 개선, 정원 비율을 적정규모로 확대해야 한다. 전문대학 정원외 선발인원은 모집단위별 입학정원의 20% 수준으로 제한돼 있는데, 이를 확대하기 위해선 전문대학입학전형기본계획에 반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