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싱in시네마-유휴간호사의 새 도전을 기대하며
오진아 인제대 간호학과 교수
[편집국] 편집부 news@koreanurse.or.kr 기사입력 2008-09-24 오전 10:06:36

〈록키 I〉에 대한 향수가 있던 필자로서는 환갑을 넘긴 실베스터 스탤론이 록키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록키 발보아〉를 각본, 감독, 주연, 제작했다는 소식에 무척 반가웠다.
〈록키 발보아〉는 〈록키 I〉과는 다르다. 서른 살의 록키는 삶이 처절하고 절실했지만, 필라델피아에서 조그만 식당을 운영하는 왕년의 챔프 록키는 생활의 여유가 있다. 이런 식으로 생을 마감한다고 해도 패배자라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록키는 권투선수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어느 날 TV에서 현 챔피언과 치러진 자신의 가상경기를 보고 실제로 링 위에 서기로 한 것이다. 록키는 과거의 영광, 죽은 아내에 대한 그리움으로 점철된 긴 공백기를 거쳤지만 자신의 신념에 충실하고 거칠 것 없던 자신을 다시 한 번 사각의 링 위에 올려놓는다.
패배를 모르는 젊은 챔피언 딕슨과의 치열한 결투 끝에 록키가 획득한 것은 승리도 패배도 아닌 자아존재감이었다. 그리고 록키의 치열한 복귀는 지금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을 함으로써 얻게 된 여전히 건재한 현재의 자신에의 긍정이었다.
최근 간호인력 부족이 문제가 되고 있다. 대한간호협회는 문제해결을 위해 장롱에 면허증을 쌓아놓고 있는 유휴간호인력을 병원으로 돌아오게 하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유휴간호사 재교육과정 프로그램 운영에 힘쓰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임상현장을 떠났지만 그들 안에도 록키 발보아처럼 자기 안에 뭔가 풀리지 않은 응어리 또는 막연해 보이는 향수가 있을 것이다. 록키 발보아가 그 안에 있는 야수를 끄집어내어 마지막 투혼을 발휘했던 것처럼, 유휴간호사들이 간호에 대한 열정을 다시금 지필 수 있다면 간호인력 부족은 더 이상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오진아 인제대 간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