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싱 in 시네마 - 장애인의 삶에 따뜻한 눈길을
[편집국] 편집부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7-04-18 오전 09:29:21

〈나의 왼발〉은 뇌성마비 장애인이자 세계적인 화가 겸 작가인 크리스티 브라운의 인생 역정을 그린 영화이다.
영화는 크리스티가 왼발만을 사용해 레코드판을 턴테이블에 올려놓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면 많은 사람들이 장애인을 위한 자선파티가 열리는 장소로 모인다. 한 쪽 방에는 턱수염을 길게 기르고 깨끗한 양복으로 차려입은 크리스티와 그의 움직임을 도와주는, 훗날 그의 아내가 된 간호사 메리가 있다.
메리가 지루해하는 크리스티를 위해 그의 자서전인 `나의 왼발'을 읽기 시작하면 탄생부터가 고단했던 그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크리스티 브라운은 가난하지만 따뜻한 가정에서 자랐다. 어머니는 22명의 자녀를 돌보면서 누구보다도 크리스티를 믿고 격려했고 형제들도 놀이를 할 때 크리스티를 수레에 태워 함께 놀곤 했다.
하지만 크리스티 브라운은 늘 외로웠다. "외롭지 않다는 건 진실이 아니다. 세상 사람들은 자신이 불구가 아닌데도 나를 이해해 주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 속에 있어도 난 늘 혼자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 대화할 수 있다는 희망을 포기할 때도 있었다."
뇌성마비만큼 사람들의 오해가 깊은 장애는 없을 것이다. 신체적 장애정도가 지적 능력의 척도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안면근육을 조절하지 못하고 사지가 흔들리며 경직되는 모습 혹은 불완전한 발성을 하는 것에 대해 지능이 낮거나 감정이 없을 것이라는 무심한 생각을 갖는다.
크리스티 브라운도 정신지체라는 오해를 샀다. 그러나 그는 단지 자신의 감정이나 알아듣는다는 표현을 잘 할 수 없었을 뿐 누구보다도 지혜롭고 현명했으며 삶에 대한 열정이 있었다.
우리는 〈나의 왼발〉과 같은 장애인을 다룬 영화를 보고 쉽게 감동을 받긴 하지만, 그들이 우리 옆에 있을 땐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진 않았는가, 그들이 우리와 함께 있기에 너무 외롭지 않았는가를 생각해 봐야 하겠다.
오진아 (인제대 간호학과 조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