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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회 간호문학상 소설부문 당선소감
박 정 혜(경남 덕계 성심병원)
[편집국] 편집부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4-12-23 오전 08:54:05

 라, 보세요. 폭풍우 내리치던 어느 날의 얘기를 들려줄게요. 어둠이 깔린 거리를 한 시간 반이나 걷고 있던 저는, 정강이까지 차오르는 빗물을 넘어서 집으로 가고 있었지요. 차들이 지나갈 때마다 길섶에 고여 있던 물들이 모멸 차게 얼굴을 때리곤 했지요. 그렇게 이제껏 살아온 시간들과 꽤나 닮은 모양을 한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고달픈 그 때 문득 나무를 쳐다보았습니다. 나무마다 머리채를 휘어잡힌 채 끌려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어요. 바람은 한바탕 들리지 않는 욕설이라도 뱉어내며 내동댕이치려는 험악한 자세로 마구 불어제치고 있었지요. 나무들은 말예요. 강인한 얼굴을 조금 숙인 채 두 눈을 질끈 감고 아랫입술을 물고 있더군요. 그 사려 깊은 나무들이 말예요. 그 날, 내가 무사히 집으로 간 건 속눈썹을 바르르 떨며 두 눈을 감고 버텨내고 있던 나무 덕분이었지요.

 글을 쓸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석 달 전 돌아가신 외할머니 이야기를 꺼내면 아직도 눈시울을 적시는 어머니께도 사랑의 인사 드립니다. 폭풍우에도 튼실한 뿌리를 내리는 나무처럼 글을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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