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간호문학상 - 심사평 시.수필부문
수상자들 숨은 자질 더욱 키워나가길
[편집국] 편집부 news@nursenews.co.kr 기사입력 2003-12-26 오전 09:45:43
금년에는 간호문학상에 응모한 작품 수가 많이 줄었다. 나라가 어려워서 작품쓰기도 어려워진 것일까? 글쓰기가 가져다 줄 수 있는 짧은 자기반성마저 가질 수 없을 정도로 세상이 각박해지는 것 같아서 심사하는 사람의 마음이 우울해진다.
그렇지만 응모작 중에서 몇 편의 작품들이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응모작의 가난함에 대한 다행스러운 보상이다. 그래서 각박해지려는 마음을 꺾고 내년의 풍요로움을 기대하며 당선작과 가작을 정해본다.
시 부문에서는 김연희의 작품이 단연 뛰어났다. 〈낚시가게, 손님〉이란 작품과 〈벚꽃의 잠언〉이란 두 작품은 기성시인들의 작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시였다. 특히 〈낚시가게, 손님〉의 경우 풍경과 사람들의 움직임을 싱싱하게 살아 움직이는 이미지로 표현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당선자에게 축하를 보내며 앞으로 자신의 시적 자질을 시인의 길로 연결시키도록 정진해 보기를 권한다.
박보애의 작품과 김영길의 작품은 우열을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더구나 언어의 자연스러움에서는 박보애의 작품이 앞서고, 시의 완성도에서는 김영길의 작품이 앞서서 결정하기가 몹시 힘들었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박보애의 〈시월여행〉을 가작으로 정했다. 이 작품에는 무덤들 사이를 걸으면서 인생의 애증을 떨치고 마음을 평온하게 다져가는 화자의 모습이 무리없이 잘 그려져 있다. 애석하게 떨어진 김영길의 〈부추〉와 〈갈대〉에 미안함을 금할 수 없다. 내년을 기약해 주기 바란다.
수필 부문의 경우에도 변묘숙의 〈몽돌과 이태리타올〉이란 작품이 다른 작품보다 뚜렷하게 뛰어났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당선작으로 정할 수 있었다. 이 수필은 지난 시절 우리의 가난한 살림살이에 끼어있었던 모처럼의 목욕탕 나들이 모습을 다시 추억해보고 있는 것인데, 그 속에 그려진 어머니의 모난 행동이 아련한 그리움으로 느껴진다. 이 수필을 쓴 사람도 어머니가 되어 넉넉해진 것일까? 당선자에게 축하를 보내며 정진을 기대한다.
가작으로는 박충선의 〈코스모스의 눈물〉을 뽑는다. 한지영의 〈마지막 밤〉이 진실함의 측면에서는 앞서 있었지만, 진실함만으로는 읽는 사람을 사로잡을 수 없기에 문학적 감수성이 느껴지는 이 작품을 가작으로 뽑는다. 〈코스모스의 눈물〉은 행갈이가 지나쳐서 생각의 깊이를 방해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표현의 상큼함이 주목할만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표현의 재능을 잘 발전시켜 주기를 기대한다.
홍 정 선(문학평론가․인하대 국문학과 교수)
그렇지만 응모작 중에서 몇 편의 작품들이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응모작의 가난함에 대한 다행스러운 보상이다. 그래서 각박해지려는 마음을 꺾고 내년의 풍요로움을 기대하며 당선작과 가작을 정해본다.
시 부문에서는 김연희의 작품이 단연 뛰어났다. 〈낚시가게, 손님〉이란 작품과 〈벚꽃의 잠언〉이란 두 작품은 기성시인들의 작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시였다. 특히 〈낚시가게, 손님〉의 경우 풍경과 사람들의 움직임을 싱싱하게 살아 움직이는 이미지로 표현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당선자에게 축하를 보내며 앞으로 자신의 시적 자질을 시인의 길로 연결시키도록 정진해 보기를 권한다.
박보애의 작품과 김영길의 작품은 우열을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더구나 언어의 자연스러움에서는 박보애의 작품이 앞서고, 시의 완성도에서는 김영길의 작품이 앞서서 결정하기가 몹시 힘들었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박보애의 〈시월여행〉을 가작으로 정했다. 이 작품에는 무덤들 사이를 걸으면서 인생의 애증을 떨치고 마음을 평온하게 다져가는 화자의 모습이 무리없이 잘 그려져 있다. 애석하게 떨어진 김영길의 〈부추〉와 〈갈대〉에 미안함을 금할 수 없다. 내년을 기약해 주기 바란다.
수필 부문의 경우에도 변묘숙의 〈몽돌과 이태리타올〉이란 작품이 다른 작품보다 뚜렷하게 뛰어났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당선작으로 정할 수 있었다. 이 수필은 지난 시절 우리의 가난한 살림살이에 끼어있었던 모처럼의 목욕탕 나들이 모습을 다시 추억해보고 있는 것인데, 그 속에 그려진 어머니의 모난 행동이 아련한 그리움으로 느껴진다. 이 수필을 쓴 사람도 어머니가 되어 넉넉해진 것일까? 당선자에게 축하를 보내며 정진을 기대한다.
가작으로는 박충선의 〈코스모스의 눈물〉을 뽑는다. 한지영의 〈마지막 밤〉이 진실함의 측면에서는 앞서 있었지만, 진실함만으로는 읽는 사람을 사로잡을 수 없기에 문학적 감수성이 느껴지는 이 작품을 가작으로 뽑는다. 〈코스모스의 눈물〉은 행갈이가 지나쳐서 생각의 깊이를 방해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표현의 상큼함이 주목할만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표현의 재능을 잘 발전시켜 주기를 기대한다.
홍 정 선(문학평론가․인하대 국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