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단체협의회(회장·은방희)는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를 초청해 `여성시대의 대통령은'을 주제로 23일 롯데호텔에서 여성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대한간호협회 등 여성단체 대표와 여성계 인사 2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토론회에서 이회창 후보는 간호단독법 제정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 질의에 나선 김의숙 대한간호협회장은 "간호사는 그 수와 역할로 볼 때 최고의 여성전문직이자 중요 보건의료직임에도 불구하고 의사중심의 의료법 내에서 간호업무를 규정하고 있는데 의료법으로는 간호사들의 광범위하고 전문적인 역할과 기능, 업무를 충분히 담아내기가 어렵다"고 말하고 "여성전문직의 지위 향상 및 역할 개발을 위해서도 간호사의 업무와 역할을 규정하는 간호단독법 제정은 필수적"이라면서 이에 대한 이 후보의 입장을 물었다.
이회창 후보는 "여성의 대표적인 전문직업으로 자리잡고 있는 간호사들의 역할 규정과 권익보장을 위해선 독자적인 법체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간호법 제정을 통해 간호사들이 법적 지위를 확보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답변했다.
여성정책에 관해 이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여성의 정치참여와 사회참여 확대를 위해 집권시 국무위원 등 정부 고위임명직의 30%를 여성으로 기용하고, 정부 전 부처에 여성정책담당관제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보육문제에 대해서는 "보육예산을 현재의 2배 이상으로 대폭 확대하고 분양 및 임대아파트 건설시 보육시설 설치를 의무화해 2세 미만의 영아와 장애아동의 보육은 국공립보육시설이 책임지고 우선적으로 담당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저소득층에게 지원하는 보육료 지원금을 소득정도에 따라 차등지급하는 차등보육료제도 도입과, 양질의 보육서비스를 위해 보육시설에 대한 평가인증제 도입 방침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육아휴직급여를 40만원 수준으로 상향조정하고 2010년 장애아 완전무상보육을 목표로 예산 및 시설을 확충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았다.
호주제 폐지문제에 관해 이 후보는 "우선 친양자제도를 도입하고 호주승계 순위를 조정하는 일부터 하겠다"면서 "혼인중 재산분할, 일방적 재산처분 행위에 대한 권리행사 등을 보장, 주부들의 재산권이 보장되도록 하고 여성 가사노동이 정당하게 평가되도록 관련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또 "여성이 채용, 임금, 배치, 승진, 퇴직시 받게되는 불합리한 차별을 막기 위해 근로기준법과 남녀고용평등법 등 관련법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말했으며 "무분별한 낙태를 막기 위해 불법적인 태아 성감별과 여아낙태를 철저히 규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성상품화 방지를 위한 `성평등 미디어위원회' 설치, 성폭력관련법의 친고죄 부분개정, 여성·아동·노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행위의 사면대상 제외, 국공립 대학교수 임용시 여성인재에 대한 채용할당제 도입 등을 약속했다.
여협은 이회창 후보에 이어 2002 대선주자들을 잇따라 초청해 여성정책에 관한 후보들의 비전과 공약을 점검할 예정이다.
박미경 기자 mkpark@nurs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