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타해 위험이 있는 정신질환자나 처음 발병한 초발 환자들이 적기에 집중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정신질환 집중치료병원’ 제도가 내년부터 전격 시행된다.
정부는 서울대학교병원 등 상급종합병원과 국립정신병원을 중심으로 총 26개소를 1차 지정하고, 정신질환 치료 체계의 전면 개편에 나선다.
보건복지부는 29일 ‘급성기 정신질환자 집중치료병원 지정 제도’를 확정하고, 2026년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에 도입되는 ‘집중치료병원’은 응급입원이 필요한 급성기 환자나 치료 효과가 높은 초발 환자를 대상으로 인력과 시설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전문 의료기관이다.
그간 정신질환 급성기 치료는 낮은 수가와 인력 부족으로 병원들이 기피해왔으나, 정부는 지난 11월 ‘정신건강복지법’을 개정해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와 함께 전용 입원료를 신설하는 등 보상을 강화해 의료기관의 참여를 끌어냈다.
집중치료병원은 전체 집중치료실 병상의 10~20%를 상시 ‘응급입원용’으로 비워두어야 하며, 환자가 퇴원한 후에도 방문·전화 상담 등 사례 관리를 통해 일상 복귀를 돕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번 1차 공모 결과 서울권에서는 중앙대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상급종합병원 10곳과 국립정신건강센터가 지정됐다. 경기권(아주대·분당서울대 등), 인천권(길병원·인하대), 충청권(단국대·국립공주병원), 전라·대구·부산권 등 전국 주요 거점 병원들이 포함되어 총 391병상이 우선 가동된다.
정부는 2026년 상반기 2차 공모를 통해 참여 기관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최종적으로는 전국에 1600개의 집중치료 병상을 확보해 지역별 응급입원 수요에 차질 없이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집중치료병원 제도가 안착하면 정신응급 상황 발생 시 환자 수용 거부 문제를 해결하고, 초기 집중 치료를 통해 환자의 조기 회복 및 사회 복귀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급성기 환자들이 제때 제대로 치료받아 일상을 조속히 회복하는 것이 이번 제도의 핵심”이라며 “정신질환으로 어려움을 겪는 환자와 가족들이 고민 없이 선택하고 믿고 맡길 수 있는 치료 환경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