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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한파와 폭설로 도로 곳곳이 빙판길로 변하면서 낙상 사고 위험이 급증하고 있다.
추위로 몸이 경직된 상태에서 미끄러지면 대처 능력이 떨어져 큰 부상으로 이어지기 쉽다. 특히 뼈가 약해진 고령자나 골다공증 환자에게 낙상은 단순한 외상을 넘어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고관절 골절’의 도화선이 된다.
체중 수 배 견디는 ‘고관절’, 부러지면 보행 불가
고관절은 골반과 넓적다리뼈가 만나는 부위로 우리 몸의 주춧돌 역할을 한다. 걷거나 움직일 때 체중의 수 배에 달하는 하중을 견뎌야 하는 핵심 관절이다. 젊은 층은 큰 충격이 있어야 골절되지만, 고령층은 실내에서 살짝 미끄러지는 가벼운 낙상만으로도 쉽게 골절이 발생한다.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면 극심한 통증과 함께 보행이 아예 불가능해진다. 전상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겨울철에는 근육 경직과 균형 감각 저하로 낙상 위험이 크다”며 “빙판길뿐만 아니라 욕실이나 침실 등 실내 사고 비중도 상당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1년 내 사망률 20%… 합병증 무서운 ‘침묵의 살인자’
고관절 골절이 정말 위험한 이유는 부상 그 자체보다 ‘부동(不動)’으로 인한 합병증에 있다. 수술 전후로 장기간 침상 생활을 하게 되면 폐렴, 욕창, 혈전증 등이 동반되어 환자의 건강 상태가 급격히 나빠진다. 심할 경우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어 전문가들은 고관절 골절을 ‘노년의 침묵의 살인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진단은 주로 X선 촬영으로 이루어지며, 정밀한 확인이 필요한 경우 CT나 MRI를 병행한다. 치료는 대부분 수술적 방법이 동원된다. 골절 부위를 금속으로 고정하거나, 손상이 심할 경우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식이다.
전 교수는 “골절 발생 후 24~48시간 이내에 수술이 이뤄질수록 회복 가능성이 높다”며 빠른 대처를 강조했다.
주머니에 손 넣지 말고 ‘미끄럼 방지’ 생활화해야
사고 후 재활도 쉽지 않다. 특히 폐경 후 여성이나 고령자는 골밀도가 낮아 재골절 위험이 크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지속적인 골다공증 치료와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
낙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상 속 습관 변화가 우선이다. 외출 시에는 주머니에 손을 넣지 말고 장갑을 착용해 균형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 신발은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것을 선택하고, 보폭을 평소보다 줄여 걷는 것이 안전하다. 실내에서는 욕실 미끄럼 방지 매트 설치, 문턱 제거 등 주거 환경 개선이 큰 도움이 된다.
전상현 교수는 “고관절 골절은 한 번 발생하면 장기적인 고통을 초래한다”며 “낙상 예방과 더불어 평소 규칙적인 운동과 영양 섭취로 뼈와 근육의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