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6년부터 어르신들을 위한 ‘한의 주치의’ 제도가 도입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한의약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가 본격화된다. 정부는 한의약의 디지털 대전환을 통해 국민 건강 증진과 글로벌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구상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9일 한의약육성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5차 한의약 육성발전 종합계획(2026~2030)’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일차의료 내 한의약의 역할 확대다. 정부는 2026년부터 ‘어르신 한의 주치의’ 제도를 신규 도입한다. 이를 통해 거동이 불편한 고령층을 위한 방문 진료와 재택 의료 서비스를 대폭 늘리고, 장애인 대상 한의 건강주치의 사업도 검토할 예정이다.
또한 첩약(한약)과 추나요법의 건강보험 급여 기준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국민들의 진료비 부담을 낮추고, 난임 치료 지원 등 지역사회 건강증진 사업과의 연계도 강화한다.
시대 변화에 맞춰 한의약과 첨단 ICT(정보통신기술)의 결합도 가속화된다. 문진, 음성, 영상 등 한의약 특유의 비정형 데이터를 AI로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국가 보건의료 데이터망에 연계한다.
이를 바탕으로 AI 기반의 디지털 진단·치료기기를 개발하고, 아동·청소년의 성장을 돕는 디지털 프로그램이나 어르신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AI 돌봄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한의약 산업의 덩치도 키운다. 중소 벤처기업의 창업과 제품화를 지원하고, 기술 이전 기업에는 최대 1억 원의 개발비를 지원한다. 현재 5개소인 해외 진출 한의 의료기관을 2030년까지 9개소로 늘리는 등 ‘K-메디신(K-Medicine)’의 글로벌 영토 확장에도 나선다.
안전한 한약 사용을 위해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약재의 국산화를 추진하고, ‘스마트팜’ 시설을 활용해 규격화된 한약재 생산을 지원한다. 아울러 일차·공공의료에 특화된 한의사 양성을 위해 전문과목 신설 및 개편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번 계획은 AI 기반의 혁신을 통해 한의약이 현대 의료와 융합하여 실질적인 변화를 만드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기 위해 유관 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