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하 보건연구원)이 다음 팬데믹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국산 백신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국내 주요 임상시험검체분석기관들과 손을 맞잡았다.
보건연구원은 지난 19일 글로벌 수준의 백신 임상시험 결과를 신속하게 도출하기 위해 국내 6개 전문 기관과 업무협력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는 보건연구원을 비롯해 △국제백신연구소 △국립중앙의료원 △백신안전기술지원센터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백신혁신센터 등 생물안전 3등급(BL3) 시설을 보유한 핵심 기관들이 대거 참여했다.
특히 이번 협력 체계는 고(故) 이건희 회장 유족의 기부금으로 조성된 ‘감염병 극복 연구 역량 강화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오는 2025년 9월부터 6년간 예산 지원이 이루어짐에 따라 사업 추진을 위한 안정적인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과거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국내에서 백신 임상시험 효능평가를 수행할 수 있는 기관은 보건연구원과 국제백신연구소 단 2곳뿐이었다. 이는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 비해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으로 이어져 왔다. 정부는 이번 협약을 통해 해당 기반을 대폭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참여 기관 중 보건연구원, 국제백신연구소, 백신안전기술지원센터는 이미 식약처 인증을 획득했으며, 국립중앙의료원 등 나머지 3개 기관도 2026년 하반기까지 인증을 완료할 예정이다.
협력 기관들은 향후 두창, 엠폭스(MPOX), 코로나19 변이주, 인체감염 조류인플루엔자 등 우선순위 감염병을 대상으로 △표준시험법 개발 및 검증 △검체분석 신뢰도 향상 △전문인력 양성 △시험법 및 물질 교류를 통한 표준화 작업을 공동 진행한다.
이를 통해 신종 감염병 발생 시 각 기관이 효능평가를 분담하거나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표준화된 원스톱 체계’가 구축될 전망이다.
김원호 국립보건연구원장 직무대리는 “이번 협력체계는 공공 백신 개발을 위한 국가 표준물질을 확보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국내 백신 개발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임승관 질병청장 역시 “국내 분석기관들이 글로벌 수준의 역량을 확보함으로써, 위기 상황 시 신속한 국산 백신 개발에 결정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