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클립아트코리아>
겨울만 되면 유독 잠을 설치거나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추위를 피하기 위해 올린 실내 온도가 오히려 숙면의 방해꾼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건강한 수면을 위해선 우리 몸 깊숙한 곳의 온도인 ‘심부체온’ 관리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나친 난방, 잠 못 드는 밤 만든다
잠이 들기 위해서는 신체가 안정 상태로 들어가며 심부체온이 약 0.5~1℃ 내려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가 촉진된다.
하지만 겨울철 과도한 난방으로 실내 온도가 너무 높으면 문제가 생긴다. 말초혈관이 확장되어 열 방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심부체온이 높게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는 입면 지연(잠들기까지 오래 걸림)과 야간 각성 증가로 이어져 깊은 잠을 방해하는 주범이 된다.
겨울철 ‘꿀잠’을 위한 골든 타임은?
이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손여주 교수는 “실내 온도를 18~22℃로 유지할 때 체온 조절이 가장 원활하며 신체가 자연스럽게 수면 상태로 진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온도 못지않게 중요한 습도는 40~60%의 적정 범위를 유지해야 하는데 만약 습도가 40% 이하로 떨어지면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고 상기도가 자극돼 산소 포화도가 저하될 수 있다. 반대로 60% 이상으로 높아지면 진드기와 곰팡이가 증식해 알레르기와 호흡곤란을 유발하고 수면의 질을 떨어뜨려 얕은 잠을 자게 만들기 때문이다.
자기 전 ‘미온수 샤워’, 천연 수면제 역할
생활 습관의 작은 변화로도 수면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취침 1~2시간 전 38~40℃의 미온수로 목욕이나 족욕을 하면 말초혈관이 확장된다. 이후 시원한 침실로 나오면 피부를 통해 열이 효과적으로 방출되면서 심부체온이 서서히 낮아지는데, 이는 신체에 “이제 잘 시간”이라는 강력한 신호를 보낸다.
또한 겨울철 부족한 일조량을 채우기 위해 낮 동안 자연 채광을 충분히 쬐는 것이 좋다. 반대로 저녁에는 스마트폰 등 기기의 청색광(블루라이트) 노출을 줄여야 멜라토닌 분비가 원활해진다.
손 교수는 “겨울철 숙면의 핵심은 심부체온이 자연스럽게 떨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면서 “적정 온습도 유지와 규칙적인 생활 리듬으로 체온의 항상성을 지키는 것이 건강 관리의 기초”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