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바이오헬스 5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의 의료 혁신과 차세대 신약 개발에 대규모 국가 예산을 투입한다. 정부는 AI를 활용한 ‘기본의료’ 체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시장의 판도를 바꿀 30개 ‘국가대표기술’을 선정해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는 18일 개최된 ‘2025년 제4차 보건의료기술정책심의위원회’에서 2026년 보건의료 R&D 사업 통합 시행계획을 확정했다. 내년 5개 부처의 보건의료 R&D 총 예산은 2조4251억 원으로, 올해보다 14.3% 증가했다.
특히 복지부 예산은 1조652억 원으로 편성돼 사상 처음으로 1조 원 시대를 열었다. 정부는 이를 통해 △국민건강 기술혁신 △바이오헬스 미래 성장동력 확보 △AI 기반 디지털·의료 혁신 △바이오헬스 혁신 기반 조성을 4대 중점 분야로 추진한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AI 기본의료’의 실현이다. 고품질 바이오·임상 데이터를 확보해 의료 특화 범용 AI 모델(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국공립 병원 등 의료 현장에 접목하여 의료 서비스의 접근성과 형평성을 높일 계획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의 투자 방향을 담은 ‘보건의료 R&D 로드맵’을 통해 30개의 보건의료 국가대표기술을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5년 내 성과 창출이 가능하고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초격차 기술들로 구성된다.
선정 기준에는 △치매·희귀질환 등 사회적 이슈 대응 △유전자 편집·양자 컴퓨팅 등 미래 혁신 주도 △뉴모달리티 플랫폼 등 산업적 초격차 확보 등이 포함된다. 정부는 이들 기술이 실제 임상 현장으로 환류될 수 있도록 전주기 관리와 조기 시장 진입을 끝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국내 천연물신약 산업의 체질 개선도 본격화된다. 정부는 제5차 천연물신약 연구개발 촉진계획('25~'29)을 통해 그간 미흡했던 법·제도를 정비하고 산업화를 촉진한다.
우선 ‘천연물신약개발촉진법’을 ‘보건의료기술진흥법’으로 통합해 관리를 체계화하고, 약사법상 정의를 명확히 개정한다. 또한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천연물 후보 물질 탐색 및 작용기전 분석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AI 신약개발 교육 플랫폼(LAIDD)'을 통해 전문 인력도 양성한다.
이형훈 복지부 제2차관은 “대한민국이 바이오헬스 분야의 글로벌 중심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도전적 연구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협력 기반 마련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