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 손발이 차가워지는 ‘수족냉증’으로 고생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단순히 시린 수준을 넘어 손가락 끝이 하얗게 질리거나 통증이 동반된다면 단순 냉증이 아닌 ‘레이노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손끝의 ‘3단 색 변화’ 나타나면 레이노증후군
레이노증후군은 추위나 스트레스 같은 자극에 반응해 말초혈관이 비정상적으로 수축하며 혈액 공급이 일시적으로 차단되는 질환이다.
가장 큰 특징은 피부색의 변화다. 혈류가 줄어들면 손·발가락이 하얗게 창백해졌다가, 산소 부족으로 파랗게 변하며, 이후 혈류가 다시 공급되면서 빨갛게 변한다. 이 과정에서 저림, 냉감, 찌르는 듯한 통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류마티스 환자라면 특히 주의… ‘이차성’ 합병증 위험
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정상완 교수<사진>는 레이노증후군을 원인에 따라 두 가지로 구분한다. 특별한 기저질환 없이 나타나는 ‘일차성’과 류마티스 및 자가면역질환에 동반되는 ‘이차성’이다.
정 교수는 “일차성은 합병증이 적지만, 전신경화증, 루푸스, 쇼그렌증후군 등 류마티스 질환과 함께 나타나는 이차성은 혈관 손상과 구조적 변화가 동반되어 증상이 심하고 합병증 위험도 크다”고 설명했다. 류마티스 환자의 경우 혈관 내피세포가 지속적으로 손상되어 혈관이 좁아지고 딱딱해져 있기 때문에 추위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방치하면 피부 괴사까지… ‘보온’이 치료의 시작
단순한 불편함으로 여겨 방치하면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혈류 차단이 반복되면 상처가 잘 낫지 않고 피부 궤양이 생길 수 있으며, 심한 경우 피부가 썩는 괴사 상태에 이르기도 한다. 따라서 증상이 지속된다면 손톱 주름 모세혈관 현미경 검사나 자가항체 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레이노증후군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급격한 온도 변화를 피해 외출 시 장갑이나 핫팩으로 손발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말초혈관을 수축시키는 주범인 흡연을 멀리하고 카페인 섭취와 스트레스를 조절하여 심리적 안정을 취해야 한다.
만약 이러한 생활 습관 관리에도 증상이 심해진다면 전문의의 진단을 통해 혈관 확장제와 같은 약물 치료로 혈류를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상완 교수는 “상처가 생기거나 손발의 색 변화가 뚜렷하게 지속된다면 반드시 전문 의료진을 찾아야 한다”며 “생활 습관 개선과 적절한 약물 치료를 통해 합병증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