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뇌수술은 고난도 술기와 마취, 절개에 따른 합병증 우려로 환자와 보호자 모두에게 큰 심적 부담을 안겨주는 치료 방식이었다. 특히 다발성 뇌전이암이나 뇌혈관 기형 환자의 경우 긴 회복기간과 삶의 질 저하 문제 때문에 치료를 망설이는 사례가 많았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절개나 마취 없이 고정밀 방사선을 활용해 병변을 정밀하게 제거하는 방사선 수술이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다양한 기기를 활용한 방사선 수술이 시행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트루빔-하이퍼아크(TrueBeam HyperArc)’ 기법이 주목받고 있다. 트루빔 STX를 기반으로 하는 이 기술은 뇌종양 및 뇌혈관 질환을 치료하는 최신 방사선 수술 기법이다.
트루빔-하이퍼아크는 환자 맞춤형 마스크 고정 장치와 2.5mm 크기의 다엽 콜리메이터 조준경을 활용해, 고용량의 방사선을 암 조직에 정확히 조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기법의 가장 큰 장점은 극도로 짧은 치료 시간이다. 단일 병변은 물론, 특히 치료가 까다로운 다발성 뇌전이의 경우에도 병변 개수에 상관없이 30분 만에 수술을 마무리할 수 있어 환자의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고대안산병원 신경외과 서영범 교수<사진 오른쪽>는 “트루빔-하이퍼아크는 다른 방사선 수술 방법과 대등한 치료 성적을 보여주면서도 다발성 뇌전이 치료에서 매우 짧은 치료 기간을 자랑한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다른 방사선 수술이 5개 병변 치료에 2시간 내외가 걸리는 반면, 이 수술 기법은 30분이면 완료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트루빔-하이퍼아크는 환자가 누워있는 테이블을 움직여 다양한 방향에서 방사선을 조사할 수 있어 침습적인 고정 장치(머리를 나사로 고정하는 장치)를 착용하지 않고도 정밀 치료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강조했다.
서영범 교수는 최근 아시아 방사선종양학 관련 학회들의 연합체인 FARO(Federation of Asian Organizations for Radiation Oncology)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며, 신경계 뇌질환에 대한 방사선 수술의 다양한 기법과 임상적 우수성을 소개해 참석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한편, 고대안산병원은 지난 2019년 트루빔 STx를 도입해 뇌암뿐 아니라 폐암, 간암, 전립선암 등 다양한 암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특히 뇌종양센터는 김상대, 서영범, 김명지 교수 등 세 명의 신경외과 의료진이 트루빔-하이퍼아크와 감마나이프를 활용한 맞춤형 방사선수술을 제공하며 수술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최적의 치료 옵션을 제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