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잦은 모임과 회식으로 과음을 피하기 어려운 시기다. 무절제한 음주는 심한 숙취와 면역력 저하를 유발하며, 특히 겨울철에는 체온 조절 기능을 떨어뜨려 저체온증 등 다양한 건강 위험 요인을 높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독소 ‘아세트알데히드’가 숙취의 주범
숙취는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아세트알데히드와 같은 독성 물질의 축적, 탈수, 염증 반응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음주 다음 날 나타나는 두통과 메스꺼움은 체내에 주독(酒毒)과 습열(濕熱)이 쌓이면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한방과 심재종 원장은 “음주 후에는 최소 3일 이상 간 기능 회복을 위한 휴식이 필요하다”며 "독성 물질을 배출하고 손상된 장기를 보호하는 관리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숙취 해소와 체온 유지 돕는 전통차
과음으로 지친 간을 보호하고 겨울철 면역력을 함께 관리하기 위해 전통차를 활용하는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갈근차(칡차)는 숙취의 주원인인 아세트알데히드 분해를 돕는 대표적인 차다. 갈근의 주요 성분인 푸에라린과 다이드제인이 알코올 분해효소를 활성화하여 독성 물질 분해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의보감에도 갈근이 “주독을 풀고 갈증을 멎게 한다”고 기록돼 있다.
생강차는 속을 따뜻하게 하고 메스꺼움을 줄여 음주 다음 날 마시기 좋다. 술을 마셔도 심부 체온은 떨어져 저체온증을 유발할 수 있는데 생강의 진저롤 성분은 혈액순환을 촉진해 체온 유지에 도움을 주고 구역감을 완화하는 효과도 있다.
유자차는 음주로 인해 소모되는 비타민C를 보충해 피로 회복과 겨울철 감염 예방에 도움을 주며, 면역력 보강에 효과적이다.
이 외에도 간세포 손상 완화에 도움이 되는 헛개나무 열매차(지구자차), 갈증과 열감을 완화하는 오미자차, 간 해독작용을 보조하는 울금차 등도 숙취 증상 완화에 활용될 수 있다.
숙취 두통, 진통제는 ‘금물’
음주 후 두통이 심할 때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미 해독 과정으로 지친 간에 추가적인 부담을 주고 위장 장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통 완화에는 인삼 달인 물이나 수정과가 유효하다.
심재종 원장은 “전통차는 과음으로 지친 몸을 보조적으로 돌보는 관리법일 뿐, 알코올 문제를 해결하는 치료법은 아니다”며 “금주가 최선이지만 어렵다면 과음과 폭음을 피하고 적정 음주량을 지키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