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2월 첫째 주(고혈압 주간)를 맞아 고혈압 예방 및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압이 평소보다 쉽게 상승하므로 기존 고혈압 환자는 물론 건강한 성인까지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고혈압은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지만 방치할 경우 뇌졸중, 심근경색, 심부전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령화와 생활습관 변화로 고혈압 환자 급증세
고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일 때 진단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고혈압 환자 수는 2020년 671만여 명에서 2025년 760만여 명으로 4년 만에 약 13% 증가했다. 이는 중장년층 유병률 증가와 더불어 인구 고령화 및 생활습관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송영우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사진>는 “추운 계절에는 혈관 수축으로 혈압이 평소보다 쉽게 상승하며, 기존 환자뿐 아니라 고혈압 전 단계인 사람도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며 “40대 이후라면 계절 변화 시기마다 혈압을 자주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정혈압 측정의 중요성
고혈압은 원인에 따라 전체의 약 90%를 차지하는 본태성 고혈압과 신장질환 등 명확한 원인이 있는 이차성 고혈압으로 나뉜다. 본태성 고혈압은 유전, 체중 증가, 짜게 먹는 식습관, 스트레스, 운동 부족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정확한 고혈압 진단을 위해서는 병원 혈압 측정 외에도 가정혈압이나 24시간 활동혈압 측정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병원에서 긴장해 일시적으로 혈압이 높게 나오는 ‘백의고혈압’, 반대로 병원에서는 정상이지만 집에서는 높은 ‘가면고혈압’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일상생활 속에서의 혈압 확인이 매우 중요하다.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요법의 조화
고혈압 치료는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기본이다. 꾸준한 유산소 운동, 나트륨 섭취 감소, 금연, 절주, 체중 관리만으로도 충분히 혈압 조절이 가능하다.
생활습관만으로 조절이 어렵다면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일부 환자는 약물 복용을 꺼리지만, 약물치료는 혈관과 주요 장기를 합병증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절 수단으로 이해해야 한다.
송영우 교수는 “고혈압 약은 무조건 평생 먹어야 한다는 오해가 있지만, 생활습관 개선과 혈압 조절 상태에 따라 약을 줄이거나 중단할 수도 있다”며 “중요한 것은 혈압을 일정하게 유지해 장기 손상을 막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겨울철 고혈압 예방 수칙
예방을 위해서는 하루 30~40분 규칙적인 운동과 나트륨 섭취 제한이 가장 기본이다. 국물 음식과 가공식품 섭취를 줄이고, 스트레스 관리, 충분한 수면, 과도한 음주 자제도 혈압 안정에 도움이 된다.
겨울철 외출 시에는 혈압 급상승을 막기 위해 충분한 준비운동과 따뜻한 복장이 필수적이며, 야외 운동 시에는 강도 조절이 필요하다.
가정혈압기를 활용해 아침, 저녁으로 정기적으로 혈압을 기록하는 것은 혈압 변화를 파악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송 교수는 “고혈압은 증상이 없어 스스로 잘 느끼지 못하므로, 정기적인 혈압 측정과 꾸준한 생활습관 개선 실천이 중요하다”며 “작은 변화만으로도 합병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