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학교병원이 극심한 출혈로 생명이 위태로운 환자를 소생시키는 고난도 응급 시술인 ‘레보아(REBOA, 대동맥내 풍선폐쇄 소생술)’ 200례를 국내 의료기관 최초로 달성했다. 이는 중증외상뿐 아니라 대동맥류 파열, 산후 대량출혈 등 심정지 직전의 환자를 살려낸 단일 센터 기준으로는 전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기념비적인 기록이다.
단국대병원은 지난 27일 오후 병원 암센터 회의실에서 김재일 병원장을 비롯한 주요 보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레보아 200례 달성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고, 국내 레보아 치료와 연구의 선도적 위치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레보아는 교통사고, 산업재해 등으로 복부·골반·하반신에 대량 출혈이 발생한 환자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혁신적인 응급 시술이다. 대동맥 내에 특수 풍선을 삽입하여 일시적으로 혈류를 차단함으로써 심장과 뇌 등 주요 장기로 가는 혈류를 보존하고 지혈을 위한 시간을 확보하는 핵심 기술이다. 특히 시술자의 숙련된 경험이 환자의 생존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만큼 고난도 기술로 꼽힌다.
단국대병원은 장성욱 충남권역외상센터장이 2016년 국내에 첫 레보아 시술을 도입한 이래, 전국 외상센터에 기술을 전파하고 교육 코스를 개발하는 등 ‘레보아의 문익점’으로 불리며 국내 레보아 전도사 역할을 해왔다.
단국대병원의 200례 시술 대상은 주로 운수업이나 기간 산업에 종사하다가 둔상을 입은 50대 남성층이었으나 시술은 중증외상 환자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파열성 대동맥류 환자나 산후 대량출혈로 생명이 위급했던 산모에게도 레보아를 성공적으로 적용하여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또한 병원은 국내 5개 권역외상센터와 함께 다기관 연구를 주도해 레보아 시술이 실제로 외상 환자의 생존율 향상에 기여함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학문적 기여도도 높였다.
장성욱 충남권역외상센터장은 “레보아 시술은 출혈성 쇼크 환자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최선의 진료”라며 “이번 200례 경험 축적을 바탕으로 더욱 안전하고 효과적인 표준 프로토콜을 국내에 확산시키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김재일 병원장은 “이번 성과는 중증외상 진료를 위해 헌신해 온 외상센터 의료진의 노력과 지역 사회와의 협력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전국구 권역외상센터로서 최상의 외상 진료 체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단국대병원은 향후 레보아 시술을 하이브리드 ER 시스템을 통해 확대하고, 국내 맞춤형 임상 가이드라인 개발 및 AI 기반 응급 대응 시스템 고도화 등을 추진하며 외상 진료의 질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