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던 청년이 머나먼 한국 땅에서 재건 수술을 받고 극적인 쾌유를 얻었다.
허벅지 뼈가 붙지 않은 채 휘어지고, 잘못된 수술로 돌출된 철심이 무릎을 찔러 보행이 불가능했던 존 콘테(John Conteh, 28) 씨가 서울아산병원의 도움으로 정상적인 걸음을 되찾았다.
시에라리온에 거주하는 콘테 씨는 2022년 12월 교통사고로 왼쪽 대퇴골(허벅지 뼈)의 심각한 개방성 골절을 입었다. 현지에서 철심을 심는 수술을 받았으나, 수술 후 나사가 부러져 철심이 움직이며 빠져나왔고, 이로 인해 걸을 때마다 무릎에 극심한 통증을 느껴야 했다. 진통제도 듣지 않는 상황에서 다리는 점점 짧아져 보행 불균형이 심화됐다.
올해 5월 현지 검사 결과, 대퇴골은 끝내 붙지 않은 불유합 상태로 확인됐다. 현지 의사는 철심이 무릎뼈(슬개골)를 계속 자극할 경우 무릎 구부림이 불가능해지고, 최악의 경우 다리 절단에 이를 수 있으며, 걸을 수 있는 기간이 최대 1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소견을 내렸다.
하지만 기본적인 의료 장비조차 부족한 시에라리온에서는 콘테 씨의 다리를 재건할 수 있는 병원이 전무했다.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전도사였던 콘테 씨는 자력으로 해외 치료는 엄두도 낼 수 없었고, 결국 그의 사정을 아는 한국인 선교사의 도움으로 서울아산병원에 해외 불우환자 초청 진료가 요청됐다.
서울아산병원은 콘테 씨의 사연을 접하고 치료를 결정했으며, 아산사회복지재단과 병원에서 치료 관련 모든 비용을 전액 지원했다. 지난 10월 4일 한국에 도착한 콘테 씨는 격리 기간을 거쳐 10월 27일 입원했다. 진단명은 대퇴골 불유합 및 변형, 내고정물 돌출이었다.
주치의인 김지완 정형외과 교수는 뼈에 박힌 철심을 제거하고, 어긋난 뼈를 바로잡은 후 새로운 철심으로 재고정하는 수술을 계획했다. 특히 뼈가 붙지 않은 부위에는 뼈 이식을 시행하여 유합을 유도하기로 했다.
또한 교통사고 당시 상처 입은 왼쪽 발목 부위 치료를 위해 성형외과 권진근 교수에게 협진을 요청했다. 권 교수는 상처 부위의 내성균에 대해 항생제 치료를 진행하고 괴사조직 제거를 반복하며 피부 이식 수술을 위한 최적의 상태를 준비했다.
마침내 지난 3일 정형외과와 성형외과의 협진으로 대퇴골 재건 수술과 피부 이식 수술이 총 7시간에 걸쳐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수술 후 콘테 씨는 순조로운 회복세를 보이며 2주간의 재활치료까지 무사히 마쳤다. 이식된 왼쪽 발목 피부도 안전하게 생착됐다.
김지완 교수는 “오랜 시간 고통을 견뎌온 콘테 씨가 이제는 편안하게 걸을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현지 의료 사정을 고려해 한국에서 최대한 재활을 진행했는데 환자가 잘 따라준 덕분에 보행 능력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퇴원 소감을 밝힌 존 콘테 씨는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을 만난 것은 저에게 기적과 같다. 저를 잘 치료해 주신 의료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제 건강해진 다리로 고국에 돌아가 사회에 더욱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고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