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건의료 환경 변화에 따라 병원간호사의 역할을 단순한 진료보조가 아닌 의료현장을 주도하는 전문직으로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간호법 제정 이후 정부가 진료지원업무 규칙을 마련하고 있으나 현장 간호사의 업무범위는 여전히 법·제도적 공백 속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 병원간호사회는 26일 정책 심포지엄을 열고 병원간호사의 역할 정립 방안을 논의했다. 신연희 병원간호사회 재무이사(분당서울대병원)는 간호업무와 진료지원업무를 균형 있게 보기 위한 정체성 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5년 전공의법 시행 이후 증가한 진료지원 간호사의 역할이 이미 전문의·전공의 업무와 상당 부분 중첩되고 있다고 설명하며 “법적 보호 부재가 역할 혼선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발표한 진료지원업무 목록이 실제 현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혈액 처방 초안 작성, 약물 주입 범위 확대, PICC 삽입 등 항목 보완을 제안했다.
또 “상급 진료지원업무는 전문간호사를 중심으로 구축하되, 현장 전담간호사를 위한 유예기간과 단계적 교육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전문간호사 양성 확대, 보상체계 마련, 전문분야 통합 등 거시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이날 장석용 연세대 교수는 실무 중심 교육과 학부 단계의 ‘진료 이해’ 과목 도입을 제언했다.
이지현 한국경제신문 기자(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부회장)는 “미디어가 간호사의 전문성과 역할 확대를 보여줄 사례 발굴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