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엠폭스(Mpox) 중증화의 핵심 역할을 하는 단백질 센서인 AIM2를 발견하고, 해당 연구 결과를 세계적 면역학 학술지인 ‘세포와 분자 면역학(Cellular & Molecular Immunology, IF* 19.8)’지에 지난 12일 게재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립보건연구원과 울산과학기술원 이상준 교수팀, 성균관대학교 김대식 교수팀이 공동으로 수행했으며, 원숭이두창바이러스(Monkeypox virus) 감염 과정에서 AIM2 단백질이 과도한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임을 실험적으로 규명했다.
엠폭스의 치명률은 현재까지 3% 내외로 높지는 않지만 몸 안에서 과도한 염증 반응이 일어나면 정상 조직까지 파괴하여 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 독감이나 코로나19 감염증에서 건강한 청년이 목숨을 잃는 원인이 되기도 하는 이 염증 ‘폭주’는 이른바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으로 불린다.
AIM2(Absent in Melanoma 2) 단백질은 세포질로 들어온 외부 DNA를 직접 인식하는 DNA 센서 단백질이다.
연구진은 AIM2가 침입한 원숭이두창바이러스의 DNA를 인식하는 ‘센서’ 역할을 하며, 활성화된 AIM2는 ‘염증 소체(inflammasome)’라는 단백질 복합체를 형성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 염증 소체는 다시 카스파제-1(caspase-1) 효소를 활성화시키고, 그 결과 염증성 세포 사멸(Inflammatory Cell Death)이 유도되며, IL-1β·IL-18 과 같은 염증 물질이 과다하게 분비된다.
AIM2에 의한 염증 신호는 감염된 세포뿐만 아니라 주변의 정상 세포까지 연쇄적으로 사멸시켜 조직 손상을 가속화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감염된 세포는 카스파제-1이 가스더민D(GSDMD)를 절단해 세포를 터뜨리는 파이롭토시스(Pyroptosis, 염증을 동반하는 폭발적 세포사멸)를 유발하며, 주변 정상 세포에서는 아폽토시스(Apoptosis)와 네크롭토시스(Necroptosis)를 통해 사멸을 일으킨다.
AIM2 억제 시 염증 완화 효과 확인연구진은 AIM2를 억제하였을 때 쥐 폐조직의 염증반응과 세포사멸이 완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원숭이두창바이러스에 감수성이 있는 생쥐 모델에 AIM2 억제제(ODN TTAGGG sodium)가 투여된 경우 폐 조직의 염증 반응과 세포 사멸이 완화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사진은 원숭이두창바이러스 감염시 AIM2 단백질 센서가 염증반응을 유도하는 과정>
임승관 질병청장은 “이번 연구는 원숭이두창바이러스 감염에서 과도한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시작 물질이 AIM2라는 것을 실험적으로 규명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엠폭스 대유행 대비를 위한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마련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민·관 교류를 통해 성과를 도출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