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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의정갈등으로 불거졌던 상급종합병원의 신규 간호사 채용 축소 우려는 대부분 해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간호사들의 대형병원 쏠림 현상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간한 ‘건강보험통계’에 따르면 2025년 9월 기준 전체 간호사 인력은 26만132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1%(2만5056명)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의 증가율이다.
특히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인력 증가가 두드러졌다. 다른 유형의 의료기관보다 훨씬 높은 증가율을 보이며 간호사 인력을 사실상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상급종합병원의 간호사는 2025년 9월 7만5548명으로 전년 대비 6.76%(4781명) 증가했다. 이는 2024년 9월 증가율 2.43%와 비교해 큰 폭으로 상승한 수치로, 당시 제기됐던 채용 위축 우려가 상당 부분 완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종합병원은 더욱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2025년 9월 간호사는 10만5060명으로 전년 대비 12.50%(1만1675명) 증가했다.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을 합치면 18만608명으로, 전체 병원급 이상 간호사의 약 69%를 차지해 대형병원의 인력 집중이 뚜렷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중소병원과 특정 분야 병원의 인력난 해소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병원급 간호사는 2025년 9월 4만7187명으로 전년 대비 18.46%(7352명) 증가했지만, 이는 규모가 작은 병원들이 인력 확보를 위해 공격적으로 채용에 나선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요양병원은 2만8833명으로 전년 대비 3.37%(939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23년에는 오히려 –1.43%를 기록하며 감소세를 보인 바 있다.
정신병원 역시 간호사가 4693명으로 7.05%(309명) 증가했지만, 절대적 인력 규모와 증가 폭이 다른 의료기관에 비해 현저히 낮다.
이번 통계는 간호사 총량은 증가하고 있지만, 의료기관 간 심각한 인력 불균형이 해결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 나은 근무 환경과 처우를 찾아 대형병원으로 인력이 몰리는 구조가 강화되면서, 지역 중소병원의 간호사 부족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간호법 개정을 통해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감축, 임금 및 수당의 현실화, 취약 의료기관에 대한 재정 지원, 수가 개선, 근무 형태 다양화 등 실질적 처우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간호사 부족의 본질은 ‘인력 부족’이 아니라 ‘일할 수 있는 환경 부족’”이라며 “근무 환경을 개선하지 않는 한 중소병원의 인력난은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