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맥의 일종인 심방세동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펄스장 절제술이 지난해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은 이후 의료 현장에서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이 시술에 3차원 지도화 시스템이 장착된 차세대 기기가 도입되면서 치료의 정확성과 안전성을 한 단계 끌어올릴 전망이다.
심방세동은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어 뇌졸중이나 심부전증을 유발할 수 있는 가장 흔한 부정맥 질환이다. 기존에는 약물치료가 어렵거나 효과가 없을 경우 고주파 도자절제술이나 냉각절제술을 시행해왔으나 드물게 식도열 손상이나 폐정맥 합병증 등의 부작용 위험이 있었다.
펄스장 절제술(Pulsed Field Ablation, PFA)은 고에너지 전기장인 펄스장을 이용해 심방 근육 조직만을 선택적으로 치료하는 시술이다. 1~2시간 내외로 시술 시간이 단축되며, 기존 시술의 치명적인 부작용이었던 식도열 손상이나 폐정맥 협착 발생 위험이 거의 없어 안전한 차세대 치료법으로 주목받아 왔다.
최근 도입된 3D 펄스장 절제술은 이러한 펄스장 절제술에 3차원 심장 지도화 시스템이 접목된 최신 기술이다. 심장의 해부학적 구조를 실시간 3D 영상으로 구현해 의료진이 치료 부위를 정확히 파악하고 카테터의 접촉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치료 정확도를 대폭 향상시킨다.
특히 서울아산병원은 기기 자체에 3D 펄스장 카테터가 장착된 최신 장비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기존의 3D 펄스장 절제술이 대부분 추가적인 카테터를 연결하는 방식이었던 것에 비해 이 장비는 추가 카테터 없이 더욱 정확하고 안전한 시술이 가능하며, 비용 측면에서도 기존 펄스장 절제술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김준 교수팀은 최근 지속성 심방세동을 앓고 있는 40대 남성 환자에게 이 3D 펄스장 절제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으며, 환자는 시술 다음 날 건강하게 퇴원했다.
3D 펄스장 절제술은 시술 중 수차례 엑스레이를 촬영해야 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별도의 엑스레이 촬영 없이 카테터의 실시간 위치 파악이 가능해 환자와 의료진의 방사선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김준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고령화 및 과체중 인구 증가로 심방세동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환자마다 다른 심장의 해부학적 구조를 정밀하게 재현하는 3D 펄스장 절제술을 통해 심방세동 환자들이 더욱 안전하고 정확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