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은 도시 숲(도시림)과 도심의 곰팡이 다양성에 따른 천식 동물모델의 염증 반응 비교 모식도>
도심 속 숲에 사는 곰팡이의 다양성이 높을수록 천식이나 알레르기 관련 염증 반응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이는 도시 숲이 단순한 녹지 공간을 넘어 ‘숨은 공기 백신’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소아청소년과 이주성·유영 교수와 알레르기 면역연구소 윤원석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서울시 22개 도시 숲(도심공원)과 4개 지하철역 인근 도심 지역에서 채취한 공기 시료를 분석한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 도시 숲에서 채취한 공기 중 곰팡이의 다양성이 도심 중심부보다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실제 환자 데이터 분석에서도 이러한 경향성이 확인됐다. 2020년 서울시 25개 자치구 약 11만 명의 천식 환자 진료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도시 숲 개수가 119개인 서대문구의 경우 인구 1000명당 천식 진료 건수가 16.7명인 반면 도시 숲 개수가 155개인 강남구는 7.1명으로 도심 공원 분포도가 높은 지역에서 천식 관련 의료 이용량이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연구팀은 나아가 세포 및 동물실험을 통해 도시 숲 유래 복합 곰팡이의 직접적인 영향을 확인했다. 도시 숲에서 발견되는 Alternaria, Cladosporium, Ganoderma 등을 포함한 복합 곰팡이를 면역세포와 천식 동물모델에 노출했을 때, 도심 지역의 곰팡이에 비해 염증 단백질 분비가 약 15% 감소했다.
특히 천식 동물모델 시험에서는 도시 숲 유래 균주가 기도 염증과 점액 분비를 도심 균주 대비 약 절반 수준으로 크게 줄이는 효과가 관찰됐다. 이는 곰팡이의 출신 환경이 우리 몸의 면역 반응을 조절할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고려대 의대 알레르기 면역연구소 윤원석 교수는 “도시 숲의 미생물 생태계가 지역 주민의 호흡기 건강과 연관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향후 도시계획과 보건정책에서 녹지의 미생물 다양성 보존을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환경부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알레르기 분야 국제학술지인 에 ‘Fungal Microbiome Diversity in Urban Forest Decreases Asthma and Allergic Inflammation’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