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의 20여 년간 축적된 첨단 암 치료 기술이 중앙아시아 암 치료 역사를 새로 썼다. 국립암센터는 카자흐스탄 국립암연구센터(NROC, National Research Oncology Center)가 지난 10월 23일 중앙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양성자치료를 성공적으로 개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대한민국 보건산업진흥원 카자흐스탄지부의 지원 아래 이뤄진 한국 의료기술의 글로벌 확산 사례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국립암센터와 NROC는 2019년 양성자치료기 도입 및 운영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이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NROC는 2021년 국립암센터를 방문해 3주간 양성자치료기 도입, 정도관리, 치료계획 등 핵심 실무 교육을 이수했으며, 2022년에는 양성자치료기를 설치하고 국립암센터와 기술 자문 계약을 맺으며 임상 적용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올해 8월부터 10월까지는 NROC의 요청에 따라 국립암센터의 의학물리학자 5명과 방사선종양학 전문의 2명 등 총 7명의 전문가가 카자흐스탄 현지에 파견됐다.
특히 의학물리학자들은 양성자치료의 정확성과 안전성을 결정하는 핵심 인력으로, 이들은 현지에서 △치료기 인수검사 및 시운전 점검 △치료계획시스템 검증 △선량 측정 및 빔의 정확성을 평가하는 ‘정도관리(QA)’ 체계 구축 △환자 맞춤형 치료계획 자문 등을 총괄하며 NROC가 안정적인 환자 치료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국립암센터의 이번 현장 기술 자문은 첫 해외 현장 기술자문 계약이며, 중앙아시아 지역의 양성자치료 체계 구축에 결정적인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 NROC는 지난 10월 23일 국립암센터 문성호 교수의 도움을 받아 첫 양성자치료를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첫 환자는 6주간(총 30회) 치료를 계획하고 있으며, 현재 10여 명의 신규 환자들이 양성자치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센터 신동호 박사(의학물리학자)는 “18년 전 국내 최초로 양성자치료를 도입하며 겪었던 도전을 알기에, NROC의 첫 치료 개시는 더욱 뜻깊다”며 “중앙아시아의 암 치료 발전에 기여하게 되어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문성호 교수(치료방사선 전문의) 역시 “이번 협력은 입자방사선치료 기술이 중앙아시아로 본격 확산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의료 한류 확산과 국제 보건의료 협력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양 기관은 이번 성과를 발판 삼아 △양성자치료 전문인력 교류 △국제 환자 의뢰 체계 구축 △공동 연구 및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 중장기적인 협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국립암센터는 앞으로도 국내외 입자치료의 발전과 글로벌 암 치료 역량 강화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