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의 첨예한 문제인 안락사 문제를 다룬 영화 상영회가 성황리에 열려 생명 윤리에 대한 깊은 성찰의 장을 마련했다.
예비 의료인 및 의료인 단체인 힐링핸즈가 주최하고 성누가병원, 한국복음주의의료인협회가 후원한 ‘생명영화상영회’가 지난 10일 서울시청 서소문청사에서 개최됐다.
이날 상영회에는 의료인, 예비 의료인은 물론 생명윤리에 관심 있는 일반 시민 등 총 66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이날 상영작은 고령화와 안락사 문제를 다룬 영화 ‘플랜 75’였다. 영화는 “넘쳐나는 노인이 나라 재정을 압박하고 그 피해는 청년이 받는다. 노인들도 더는 사회에 폐 끼치기 싫을 것이다”라는 충격적인 대사로 시작하며 작품 전체의 현실을 대변하도록 의도됐다는 것이 감독의 설명이다.
상영 직후 이어진 관객 토론은 참석자들의 다양한 의견으로 채워졌다. 한 참가자는 “영화 속 노인에 대한 차별을 느끼고, 스스로에게도 그런 편견이 없었는지 돌아보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으며, 다른 참가자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안락사를 택한 주인공이 담담하게 마지막 인사를 하는 모습에서 눈물이 났다”고 전했다.
참가자들은 ‘한 사람의 생명을 거두는 결정에 대한 권한을 과연 누가 누구에게 줄 수 있는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심도 깊은 토론을 이어갔다. 또한 안락사 과정에 참여하는 의료인 등 종사자들의 정신건강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루어졌다.
토론을 이끈 김수정 원장(의학박사, 생명윤리 석사)은 마무리 발언에서 “우리 인생은 건강하고 활력 있는 시기만 있는 것이 아니며 어린이, 환자, 노인 등 누구나 취약한 시기를 거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시간 속에서 서로의 생명을 지켜주고 돌보아 주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힐링핸즈는 예비 의료인과 의료인으로 구성된 단체로, 국내외 의료봉사와 호스피스 기관 봉사, 연탄 나눔 등 생명을 보호하고 돌보는 다양한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