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에서 비타민C가 우울 증상 개선에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가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 대규모 연구를 통해 비타민C 섭취량과 우울 증상 발생 위험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강북삼성병원 서울건진센터 박성근, 정주영 교수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건강검진을 받은 우울 증상이 없는 한국 성인 9만1113명을 대상으로 비타민C 섭취량에 따른 우울 증상 발생 위험도를 5.9년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은 식품 빈도 설문지를 이용해 대상자를 비타민C 섭취량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눈 후 우울증 척도(CES-D)를 통해 우울 증상 발생 위험을 평가했다.
그 결과 비타민C를 가장 적게 섭취하는 그룹에 비해 그 이상 섭취하는 어떠한 그룹에서도 우울 증상 발생 위험의 유의미한 감소는 관찰되지 않았다.
또한 비타민C를 영양제로 복용하는 사람들 역시 비타민C를 복용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우울증 위험이 유의하게 낮아지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비타민C가 정신 건강을 개선할 것이라는 기존의 소규모 연구나 동물 실험 결과를 뒤집는 한국인 대상 첫 대규모 연구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박성근 강북삼성병원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비타민C의 섭취량과 우울 증상 발생 위험 사이에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 교수는 “비타민C가 항산화 등 전반적인 건강 유지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지만 정신 건강 개선을 목적으로 비타민C의 효과에 대한 과도한 기대나 권고 등은 지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장기적인 효과나 다른 정신 건강 문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해외 학술지인 <Neuropsychobiology>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