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기간 중 비타민 D를 섭취하는 것이 미세먼지 노출로 인해 발생하는 산모와 자손의 신장 손상을 동시에 완화할 수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의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됐다. 이는 미세먼지 노출의 세대 간 영향을 실험적으로 규명한 드문 사례로, 학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임형은 교수<사진> 연구팀은 임신한 흰쥐(Sprague-Dawley)를 세 그룹(생리식염수 투여군, 미세먼지 단독 투여군, 미세먼지-비타민D 병용 투여군)으로 나눠 태아의 신장 형성기부터 수유기까지 각 물질을 경구 투여하는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 결과 임신 중 미세먼지(PM₂.₅)에 노출된 어미 쥐와 그 새끼 쥐 모두에서 사구체 및 세뇨관 간질 손상을 포함한 신장의 구조적 손상이 뚜렷하게 증가했다. 새끼 쥐에서는 특히 신장 기능과 관련된 비타민D 신호(VDR), 항산화 방어(Nrf2), 혈류 조절(레닌·ACE), 염증 조절(NF-κB p50) 기능이 감소하는 등 어미 쥐와 유사한 손상이 관찰됐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결과는 비타민D 병용 투여군에서 나타났다. 미세먼지와 함께 비타민D를 섭취한 그룹의 새끼 쥐는 비타민D 신호(VDR), 혈류 조절(ACE), 염증 조절(NF-κB p50) 기능이 회복되면서 미세먼지로 인한 신장 손상 양상이 유의미하게 완화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산모의 비타민D 섭취가 미세먼지로 인한 산모와 자손의 신장 손상을 완화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향후 모체·태아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영양 중재 연구와 관련 신약 개발에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임 교수의 이번 연구 논문은 ‘Maternal exposure to airborne particulate matter during pregnancy and lactation induces kidney injury in rat dams and their male offspring: the role of vitamin D in pregnancy and beyond’라는 제목으로 국제학술지 <KRCP(Kidney Research and Clinical Practice)>에 게재됐으며 연구의 학문적 우수성을 인정받아 2025 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