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쌀쌀하고 낮에는 포근한, 일교차가 큰 가을철이 이어지면서 건강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큰 일교차는 우리 몸의 면역력을 급격히 저하시켜 독감, 폐렴, 대상포진 등 각종 감염성 질환에 쉽게 노출되게 만든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 임산부와 더불어 알코올 사용장애 환자는 면역 기능이 약해 감염 위험이 매우 높은 ‘고위험군’에 속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잦은 음주, 면역력 저하의 지름길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전용준 원장<사진>은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은 독감이나 감기와 같은 호흡기 질환에 걸리기 쉽고 증상도 더 심하게 나타난다”며 “무엇보다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호흡기 질환에 걸리면 회복이 늦고 폐렴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알코올 사용장애 환자들이 영양 결핍과 면역력 저하로 인해 감기를 비롯한 각종 질환에 쉽게 노출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다사랑중앙병원에 입원한 알코올 사용장애 환자들의 동반 질환으로는 고혈압, 당뇨병, 간경화 같은 간 질환 외에도 감기가 높은 빈도를 차지했다.
알코올 사용장애 환자 감기 발병 급증
최근 전국적으로 인플루엔자(독감) 유행 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다사랑중앙병원 역시 감기 환자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올해 입원 환자의 감기 발생 건수는 8월 77건에서 9월에는 121건으로 크게 늘어 환절기 감염병의 위험성을 보여준다.
전 원장은 “알코올 사용장애 환자는 면역력이 저하돼 감기나 독감 등 호흡기 질환에 더 쉽게 감염될 수 있다”며 “과도한 음주는 백혈구 수와 항체 생성량을 감소시켜 면역 기능을 무너뜨리고 코와 기관지 점막의 섬모 운동을 마비시켜 바이러스가 침투하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독감 예방 백신, 10~11월 접종이 ‘골든타임’
독감(인플루엔자)은 고열, 오한,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을 보이며 특히 소아는 폐렴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독감은 보통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유행하며, 예방백신은 방어 항체 형성까지 약 2주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10월에서 11월 사이 미리 접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매년 유행 바이러스가 달라지므로 재접종이 필요하며 예방 효과는 70~90%에 달한다.
전용준 원장은 “예방접종은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인 질병 예방법이지만 알코올 사용장애 환자들은 이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며 “독감과 폐렴 예방접종을 받는 것은 물론, 금주를 실천하는 것이 건강한 가을과 겨울을 보내는 첫걸음”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전 원장은 “술은 일시적으로 기분을 풀어줄 수 있지만 면역력을 떨어뜨려 각종 감염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며 “예방접종과 금주를 함께 실천할 때 계절성 질환으로부터 온전히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당부의 말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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