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가 주관하는 다기관 유전성 암 연구팀이 한국인 및 동아시아인에서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주요 유전자인 ‘CHEK2’의 변이 분포를 세계 최초로 규명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서구 중심의 기존 연구 한계를 극복하고, 한국인 맞춤형 암 관리 전략 수립의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CHEK2 유전자는 유방암, 대장암 등 여러 암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대표적인 유전자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CHEK2 관련 연구는 대부분 서구 인구를 중심으로 진행돼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의 유전적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대규모 유전체 데이터를 활용하여 한국인 1만 2천여 명을 포함한 동아시아인 집단의 CHEK2 변이 양상을 정밀하게 분석했다. 그 결과, 동아시아인은 서구와 뚜렷이 구별되는 변이 패턴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구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특정 변이(c.1100delC)가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서구에서 도출된 암 위험 예측 및 관리 전략을 한국인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 없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며 한국인에게 특화된 맞춤형 암 위험 예측 및 관리 전략의 시급한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제1저자인 박종은 한양대학교 구리병원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한국인과 동아시아인의 CHEK2 유전자 변이 특성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며 “이 결과는 한국인 맞춤형 암 예방과 조기진단 전략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를 주관한 국립암센터 공선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동아시아인의 유전적 특성을 고려한 정밀의료 구현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향후 한국인 특화 암 조기진단 및 예방 전략 개발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삼성서울병원 장미애 교수, 세브란스병원 원동주 교수,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하정숙·김도훈·김경보 교수, 한양대학교 구리병원 박종은·박보영 교수, 강북삼성병원 조은혜 교수, 녹십자 지놈 이태헌·기창석 박사 등이 공동으로 참여했으며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Breast Cancer>에 게재됐다.
국립암센터 다기관 유전성 암 연구팀은 앞으로도 한국인과 동아시아인의 유전적 특징을 분석하여, 암 고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하고 맞춤형 예방 및 치료법을 개발하는 연구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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