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뉴스1>
한의사의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X-ray) 사용 허용을 위한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되면서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와 대한의사협회(의협) 간의 공방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한의협은 환자의 안전과 진료 선택권 보장을 위한 시대적 요구이자 법원 판결의 취지라고 주장하며 개정안의 즉각적인 의결을 촉구하고 있는 반면, 의협은 면허 범위를 벗어난 불법 의료행위 합법화 시도라며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한의협은 최근 수원지방법원에서 X-ray 방식의 골밀도측정기를 사용한 한의사에게 무죄가 확정된 판결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한의협은 법원이 “한의사가 사용한 장치가 의료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아 기소 자체가 부당했다”는 취지를 밝혔으며 “이는 한의사의 X-ray 사용이 합법임을 명확히 한 중요한 판례”라고 강조했다.
또한 2010년 이후 한의사 역시 KCD(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 기반한 공식 진단명을 사용하고 있으며 진단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X-ray와 같은 생리·해부학적 근거 확보 수단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한의과대학 정규 교육과정에 영상의학이 포함돼 있어 1차 진료 수준의 진단 역량은 충분하며 최신 X-ray 장비는 안전성도 획기적으로 향상되었다는 점을 들어 안전관리책임자에 한의사를 포함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역설했다.
이에 맞서 의협은 국회 개정안 발의가 법원 판결을 왜곡하고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의협은 20일 릴레이 1인 시위에 나선 박명하 상근부회장의 발언을 통해 수원지방법원 판결의 본질을 지적했다.
박 부회장은 해당 판결이 X-ray 영상진단행위를 하지 않고 ‘성장추정치를 진료에 참고’했을 뿐이라는 취지에 따른 것이며 “피고인의 억지 주장을 받아들여 형사 처분 대상이 아니라고 본 것일 뿐 한의사의 엑스레이 사용을 합법화하거나 정당화한 판결이 결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의협은 X-ray 사용이 의료법상 엄연히 한의사 면허 범위를 벗어나는 행위임을 강조하며 이를 합법화해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시도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의협은 한의사의 X-ray 사용 논란을 성분명 처방 강제화 문제와 함께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의료개악'으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번 논란은 서영석 의원(더불어민주당) 등 51명의 국회의원이 발의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에서 시작됐다. 개정안은 한의사를 X-ray 안전관리책임자에 포함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발의 배경으로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한의사 진단용 의료기기 사용 관련 새로운 판단기준 제시와 최근 하급심 법원에서 한의사의 X-ray 사용이 적법하다고 판단하는 등 법률 해석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한의협은 법원의 판단이 ‘양의사의 이권 보호’가 아닌 ‘환자의 진료 선택권 보장과 과학적 진료의 발전’으로 귀결되는 사안이라며 국회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하고 있다. 반면, 의협은 법원 판결 왜곡을 중단하고 면허 범위를 준수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어 국회의 최종 결정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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