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내성균 확산과 의료감염 증가로 이른바 ‘슈퍼버그 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의료현장의 감염관리 핵심 주체로서 간호사의 전문성과 역할 강화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17일 주최한 ‘2025 의료관련감염 예방관리 주간 포럼’에서는 간호사 중심의 데이터 기반 감염관리 체계로의 전환 필요성이 집중 조명됐다.
이번 포럼에서는 의료기관 내 감염 예방과 관리의 핵심 주체인 간호사의 전문성과 역할 강화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대한감염관리간호사회 조난형 부회장(강남세브란스병원 감염관리팀장)은 ‘감염관리 전문가 양성의 중요성’을 주제로 발표하며 “감염관리 간호사는 의료현장에서 환자 안전을 지키는 최전선에 있다”며 전문 교육 강화와 역량 중심의 인력 양성 체계 구축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정맥주사 후 감염 등 의료진의 과실이 없더라도 병원 측 책임이 인정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이는 감염관리 부실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특히 ‘칸디다 아우리스(Candida auris)’와 같은 다제내성 진균 등 병원 환경에 장기간 생존하는 슈퍼버그의 위협이 증가함에 따라, 감염 예방·관리를 담당하는 간호사의 전문성 확보가 생명 안전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체계적 교육과정 부족 △과중한 업무 △높은 이직률 △낮은 사회적 인식 등 구조적 어려움이 여전히 존재한다.
조 부회장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식과 실무 적용 능력, 데이터 기반 실무 역량, 관리 및 리더십을 갖춘 감염관리 전문가 양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감염관리 전문가는 단순한 실무자가 아니라 교육자·상담자·연구자·위기관리자로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서울아산병원 감염관리팀 김미서 간호사는 ‘국내 의료감염감시 자동화 적용 사례’를 통해 데이터 기반 감염관리 시스템의 전환 방향을 제시했다.
김 간호사는 “기존에는 감염 여부를 수작업으로 차트 검토 후 판단했지만 이제는 데이터 자동화 감시 시스템을 통해 효율성과 정확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요로감염(UTI)에는 완전 자동화(Fully automated) 시스템을, 혈류감염(BSI)·폐렴(PNEU)·수술부위감염(SSI)에는 반자동화(Semi-automated) 방식을 적용 중이다. 이는 감시 업무량을 줄이면서도 정확도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자동화 시스템은 간호사를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알고리즘이 추출한 추정 사례를 근거로 간호사가 임상 판단을 통해 감염 여부를 확정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라며 “결국 간호사의 전문적 판단이 시스템의 완성도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은 간호사 중심의 감염관리 인력 양성이 시급하며, 이를 위해 정책적·재정적 지원과 데이터 기반 스마트 시스템 구축이 병행돼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였다.
전문가들은 “슈퍼버그 시대, 감염관리 간호사의 전문성은 곧 환자 안전의 생명선”이라며 감염관리 체계의 패러다임을 ‘데이터 기반·간호사 주도형 관리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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