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학교 간호대학 김상희 교수 연구팀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항암치료 부작용 가운데 하나인 말초신경병증(CIPN, Chemotherapy-Induced Peripheral Neuropathy)을 조기에 예측할 수 있는 딥러닝 기반 정밀의료 모델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적 권위의 융합과학 학술지 Research(Impact Factor 10.7)에 게재되며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연구팀은 유전체 정보, 신경영상(MRI), 심전도 등 생체신호, 웨어러블 데이터 등 다양한 환자 정보를 통합해 Transformer 기반 멀티모달 AI 모델을 구현했다. 이를 통해 항암치료 전 단계에서 CIPN 발생 고위험군 환자를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항암제 종류, 신경영상·심전도 데이터, 특정 유전자 변이 등 주요 위험 요인을 정량적으로 분석함으로써 기존 단일 데이터 기반 모델보다 예측 정확도를 크게 향상시켰다. 이는 향후 환자 맞춤형 항암치료 계획 수립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이번 논문은 국내 간호학계 연구 성과로는 최초로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한빛사)’에 선정됐다. BRIC은 한국연구재단과 포항공대가 공동 설립한 기관으로, 생명과학 분야에서 IF 10 이상 또는 분야별 상위 3%에 해당하는 세계적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한 국내 과학자를 ‘한빛사’로 소개하고 있다. 간호학 분야에서는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김상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내 연구진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AI 기반 모델이 세계적 학술지에 단독으로 게재된 의미 있는 성과”라며, “현재 다기관 외부 검증 연구를 준비 중이며, 향후 실시간 임상 예측 시스템으로 발전시켜 암 환자의 맞춤형 치료와 부작용 관리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AI와 정밀의료 기술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실질적 도구로 자리 잡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말초신경병증(CIPN)은 항암제를 사용하는 환자의 30~40%에서 발생하는 주요 부작용으로, 치료 중단이나 용량 감량의 원인이 되어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킬 수 있다. 현재까지 이를 조기에 예측할 수 있는 임상 도구나 AI 모델이 거의 없었던 상황에서, 이번 연구는 정밀의료 기반의 혁신적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