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이하 한특위)가 최근 전남 목포에서 발생한 한방병원 보험사기 사건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며, 한방병원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관리·감독을 촉구했다.
전남경찰청에 따르면 목포의 한 한방병원 원장 등 53명이 허위 진료기록을 조작해 수천만 원의 요양급여비를 부정으로 타낸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한특위는 이번 사건이 일회성이 아닌, 한방병원의 고질적인 불법 행태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한특위는 특히 호남 지역에 전국 한방병원의 25.8%가 밀집돼 있으며, 2023년 요양급여비 역시 전국 총액의 35.6%를 차지한다는 점을 꼬집었다. 이들은 정부가 ‘한의약 육성’을 명목으로 무분별하게 양적 팽창을 방치한 결과, 수요 예측을 넘어선 공급 과잉이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과잉 경쟁이 결국 과잉 진료와 불법 환자 유치, 나아가 조직적 보험사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이 불법 사무장병원 운영 의혹으로까지 번진 것에 대해 한특위는 한방 진료의 표준화 및 검증 부족이 사무장병원의 손쉬운 표적이 되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또한 한방병원에 고용된 의사들이 보험사기에 공모자로 연루된 사실을 언급하며 의사들 역시 범죄의 공범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한방병원 취업에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특위는 한방병원의 비윤리적 행태가 드러난 현 시점에, 일부 지방의료원이 한방 진료 도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를 표했다. 공공의료의 본질은 과학적으로 검증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검증이 부족한 한방 진료를 공공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공공의료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특위는 국민의 소중한 건강보험 재정을 지키기 위해 한방병원 보험사기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강화와 적발 시 강력한 형사 처벌 및 환수 조치 등 정부의 즉각적인 대책 마련을 거듭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