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의료분쟁에 대한 법·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공청회가 8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렸다.
대한의사협회와 국회의원들이 주최하고 보건복지부가 후원한 이번 공청회는 의사의 사법 리스크와 필수 의료 붕괴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의료현장에서 발생하는 분쟁이 환자와 가족뿐 아니라 의료진에게도 큰 부담을 남긴다는 점에 공감했다.
특히, 과도한 형사처벌이 의사들의 필수 의료 기피 현상을 심화시키고, 젊은 의료인들이 중증·응급·외상 등 현장을 떠나게 하는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이번 논의에서 간과된 부분이 있다. 바로 의료진의 한 축인 간호사들의 부담이다. 환자의 곁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간호사들 역시 의료사고의 불안감과 소송의 부담을 함께 짊어지고 있다.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의사뿐만 아니라 관련 간호사들도 함께 수사 대상에 오르거나 정신적 고통을 겪는 경우가 많다.
나아가 의사들이 법적 부담으로 인해 필수 의료 현장을 떠나게 될 경우 남은 의료진의 업무량이 늘어나고 스트레스가 가중된다. 이는 결국 의료 서비스의 질 저하와 또 다른 사고의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환자 권익 보호와 의료인의 안정적 진료 환경 마련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사뿐만 아니라 간호사를 포함한 모든 의료진의 목소리를 듣고 실효적이고 균형 잡힌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의료분쟁 제도가 단순히 의사를 보호하는 것을 넘어,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신뢰를 회복하고 안정적인 의료 체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