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 간호대학이 올해로 개교 115주년을 맞이하며, 한국 간호교육의 긴 여정과 성장을 되돌아보고 있다. 1910년 대구자혜의원에서 시작된 작은 발걸음은 이제 대한민국 간호교육의 살아있는 역사가 되어 새로운 100년을 향한 힘찬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간호교육의 태동, 그리고 성장통
경북대학교 간호대학의 뿌리는 1910년 관립 대구자혜의원 조산부 및 간호부 양성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간호교육은 지역 의료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소박한 형태였지만, 이는 훗날 전문 간호교육 체계로 발전하는 소중한 씨앗이 됐다.
1925년에는 자혜의원이 경상북도립 대구의원으로 개편되며 도 차원의 체계적인 관리와 지원을 받기 시작했고, 1947년에는 대구의과대학 부속 고등간호학교가 정식으로 출범하며 본격적인 전문교육의 시대를 열었다.
3년제 정규 교육과정이 마련된 이후, 간호교육은 시련 속에서 더욱 단단해졌다. 한국전쟁 시기에는 간호학생들이 군속 신분으로 참전해 의료 최전선에서 활약하며 간호사의 숭고한 정신을 몸소 실천했다.
전쟁 이후 1950년대에는 스위스 국제적십자사의 협력으로 서구의 현대 간호 기술이 도입되면서 교육의 질적 향상을 꾀했다. 1960년대에는 국가고시 제도 도입, 교직과정 설치, 정원 확대 등으로 체계가 더욱 강화됐다.
대학 교육으로의 도약과 학문적 발전
마침내 1972년, 경북대학교 의과대학에 4년제 간호학과가 설립되면서 간호교육은 대학 교육으로 격상됐다. 이는 간호학이 단순히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닌, 학문으로서의 위상을 갖추게 되는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1976년 석사과정, 1985년 박사과정이 차례로 신설되며 대학원 교육의 문을 활짝 열었고, 2000년대에는 전문간호사 교육과정 개설과 간호과학연구소 설립을 통해 연구와 실무의 연계를 강화했다.
그리고 2005년, 1972년 의과대학 소속 간호학과로 시작한 지 33년 만에 독립적인 단과대학인 ‘경북대학교 간호대학’으로 승격하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이는 간호대학이 학문적 독립성을 인정받고, 미래 간호교육을 선도할 주체로 확고히 자리 잡았음을 의미한다.
산격동 시대 개막,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도약
간호대학 승격 이후 20년은 눈부신 성장의 시기였다. 학부 정원이 지속적으로 증원됐고, 교육과정 개편을 통해 시대가 요구하는 간호 인재를 길러냈다. 2022년 일반대학원 석·박사 과정 개편, 2023년 임상간호대학원 설립, 학부 전공선택 마이크로 영역 설정 등은 교육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한층 높였다.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캠퍼스 이전이다. 2019년 국회 본회의 의결을 통해 신축 건물 건립 예산을 확보한 간호대학은 2024년 12월, 드디어 산격동 캠퍼스로의 이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최첨단 시설을 갖춘 새로운 보금자리는 학생들의 교육과 교수진의 연구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다.
다가오는 2025년 9월 12일과 13일에는 115주년 기념식 및 동문 행사가 새로운 산격동 캠퍼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간호대학 박완주 학장은 “이번 115주년 기념 행사는 단순한 과거 기념을 넘어, 동문과 재학생이 함께 경험과 지혜를 나누고, 신축 건물을 직접 둘러보며 대학 발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소통의 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15년이라는 긴 역사를 자양분 삼아 경북대학교 간호대학은 이제 새로운 캠퍼스에서 혁신과 성장을 거듭하며 미래 간호교육의 비전을 공유하는 동시에, 대한민국 보건의료 발전에 기여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