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응급실에 내원한 손상환자는 전년 대비 42.6% 줄었지만, 입원율과 사망률은 오히려 높아져 환자들의 중증도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70세 이상 노인의 낙상과 10~20대 청소년의 자해·자살 시도가 뚜렷하게 증가해 연령대별 맞춤형 예방 대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28일 공개한 ‘2024 손상 유형 및 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한 해 응급실에 내원한 손상환자는 총 8만6633명으로, 전년 대비 42.6% 급감했다. 이는 의료계 상황으로 인해 경증 환자의 방문이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입원 분율(23.7%)과 사망 분율(2.6%)은 오히려 증가해 응급실 이용 환자들의 중증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손상환자 중 남성(56.5%)이 여성(43.5%)보다 많았으며, 연령별로는 70세 이상이 19.3%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가장 흔한 손상 기전은 추락·낙상(40.0%)이었으며, 뒤이어 둔상(15.2%), 운수사고(15.1%) 순이었다. 특히 음주 상태에서는 비음주 상태보다 자해·자살, 폭력·타살과 같은 의도적 손상 발생 비율이 약 5배나 높게 나타나 음주가 손상 위험을 크게 높이는 요인임이 확인됐다.
또한 전체 손상환자 중 자해·자살 환자 비율은 8.0%로, 10년 전과 비교해 3.6배 증가했다. 특히 10~20대의 자해·자살 시도 비율이 급증(2014년 26.7% → 2024년 39.4%)해 정신건강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줬다. 이들의 자해·자살 시도는 주로 집(84.1%)에서 중독(67.4%)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번 통계는 연령대별 손상 특성을 명확히 보여줬다. 노인 인구 증가와 함께 70세 이상 낙상 환자 비율은 10년 새 2.1배 증가했으며, 대부분 집(43.6%)에서 발생해 가정 내 안전 환경 조성이 중요해졌다.
소아·청소년 손상도 연령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1세 미만은 가구에 의한 손상이, 1~2세는 차량 내 안전사고가, 7~12세는 자전거 사고가 두드러졌다. 특히 13~18세 청소년의 경우, 자살 목적의 중독 손상(85.8%)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원인 물질은 치료 약물(91.1%)이었다. 이는 청소년의 정신건강 문제와 가정 내 약물 접근성이 심각한 위험 요인임을 시사한다.
운수사고 손상 환자 중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를 포함한 ‘기타, 미상 육상 운송수단’ 비율이 10년 새 12.5배 급증하며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떠올랐다. 반면, 자전거 헬멧 착용률은 16.2%에 불과해 수단별 안전 의식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질병청 임승관 청장은 “이번 통계는 인구구조와 의료 환경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특히 청소년기 자해·자살 증가와 같은 사회적 과제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질병청은 앞으로도 손상 발생 원인과 위험 요인을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생애주기별 맞춤형 예방 정책을 개발해 보급할 계획이다.
‘2024년 손상 유형 및 원인통계’와 원시자료는 국가손상정보포털(http://www.kdca.go.kr/injury)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