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책학회는 지난 25~26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하계학술대회’에서 ‘의료정책과 국민행복’ 특별 세션을 개최하고 지방 의료 붕괴, 공공성, 디지털 전환 등 국내 보건의료계의 주요 현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가톨릭대 김성근 교수는 지방소멸 위기와 맞물린 지역 의료 붕괴의 심각성을 지적하며, 이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지역수가 신설, 공공의료 국가책임제,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등을 시급한 현안 과제로 제시했다.
또한 신라대 이희태 부총장은 지역 의료 문제 해결을 위해 민간 병원에도 버스 공영제와 유사한 준공영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세션 사회를 맡은 가톨릭관동대 주효진 교수는 “공공의료는 공공기관만의 책임이 아니라 민간도 책임과 역할을 분담하는 거버넌스로 확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 분야의 디지털 전환과 관련해서는 선진국에 비해 한국의 실행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화여대 김충기 교수는 “선진국들이 의료와 기술을 접목하는 데 수십조 원을 투자하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의료 데이터의 보편적인 상호운용성 등 구체적인 목표 실현에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국민대 이석환 교수(차기 학회장)는 “국제표준에 부합하는 데이터 체계 구축이 빅데이터·AI 활용보다 선행돼야 할 과제”라고 역설하며 “국가가 국민 만족만 앞세워 의료인을 통제 대상으로 삼는 일방적인 정책 기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특별 세션의 참석자들은 이번 논의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후속 세미나와 공동 연구를 통해 보다 심층적이고 지속적인 정책 대안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