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회에 초창된 국제마취간호사회 임원들. 사진 좌측으로부터 Mary Mungai(국제마취간호사회 이사, 케냐), Janet Setnor(전 미국마취간호사회 회장), 필자, 제키라울즈(Jackie Rowels, 국제마취간호사회 회장, 미국), Thorunn S. Eliasdottir, 국제마취간호사회 교육위원회 위원장, 아이슬랜드), Henker Richard(국제마취간호사회 실습위원회 위원장, 미국)
지난 8월 9일부터 13일까지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뮤직 시티 센터에서 열린 미국마취간호사회(AANA) 학술대회에 국제마취간호사회 교육위원회 위원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번 학회는 ‘Sustaining Anesthesia Excellence: Education, Practice, and Beyond’를 주제로, 마취간호의 탁월함을 유지하기 위한 교육과 실습의 중요성을 집중 조명했다. 현장 진행과 온라인 라이브를 병행한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전 세계 전문가들이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는 장이었다.
다양성과 혁신이 돋보인 교육 프로그램
이번 학술대회는 단순한 지식 교류를 넘어, 마취간호 교육의 진화를 보여준 자리였다. 특히 임상 술기 향상을 위한 시뮬레이션 교육이 큰 관심을 모았다. 마약 중독 환자 관리, 초음파 장비를 활용한 국소 마취 등 실제 임상에서 곧바로 적용 가능한 프로그램들이 베테랑 CRNA(Certified Registered Nurse Anesthetist)들의 지도 아래 진행됐다. 이러한 다양성과 실용성은 CRNA들이 다양한 환경에서 최고의 역량을 발휘하도록 돕는 핵심 기반이었다.
개회식 기조강연에서는 세계적인 드러머이자 작곡가 마크 슐만(Mark Schulman)이 무대에 올라 ‘발전을 위한 에너지 전환 전략’을 주제로 강연과 드럼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그의 메시지는 전문직으로서 끊임없는 자기 성찰과 노력이 왜 필요한지를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사진 좌측으로부터 필자, 제키라울즈(Jackie Rowels, 국제마취간호사회 회장, 미국), 제프몰터(Jeff Molter, 미국마취간호사회 회장)
미국 CRNA 제도의 높은 기준
이번 학회를 통해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미국 CRNA 제도의 높은 전문성과 철저한 관리였다. 2023년부터 모든 CRNA 교육과정이 임상간호박사(DNP) 학위 과정으로 의무화되어, 배출되는 모든 CRNA가 박사 학위를 갖추게 됐다. 이는 마취간호의 전문성과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변화다.
또한 CRNA 자격을 관리하는 NBCRNA(National Board of Certification for Nurse Anesthetists)는 3개월마다 온라인 시험(30문항)을 통과해야 자격을 유지할 수 있는 엄격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고학력과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전문성을 관리하는 시스템은 우리에게도 큰 시사점을 던진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SNS를 통해 CRNA 직역의 전망이 널리 알려지면서 간호대학생과 중환자실 간호사들의 진입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미래 간호 전문직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흐름이다.
국제적 교류와 우리의 과제
2026년 AANA 학술대회는 보스턴에서 세계마취간호사학회(WCNA)는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다. 이번 참관을 계기로 우리나라 CRNA들도 국제 학술대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학문적 역량과 전문성을 세계적 수준으로 확장해 나가길 기대한다. 이번 대회에서 느낀 열정과 혁신이 국내 마취간호 발전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
정계선 국제마취간호사회 교육위원회 위원(조선간호대학교 부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