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년을 맞아 열리는 국가기록특별전에서 대한민국 근대화의 숨은 주역인 파독간호사들의 희생과 헌신이 새롭게 조명된다.
행정안전부와 광복 8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는 오는 23일부터 31일까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광복 80년 기념 국가기록특별전 ‘빛으로 이어진 80년의 기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광복 이후 80년간 대한민국이 걸어온 길을 기록과 영상, 그리고 다양한 사료로 돌아보는 자리다.
특히 ‘3부 도전이 이뤄낸 성장’에서는 1960년대 독일로 파견된 간호사와 광부들의 이야기가 집중적으로 다뤄진다. 당시 간호사들은 낯선 땅에서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힘든 노동을 견뎌냈고, 매달 받은 급여를 조국으로 송금하며 대한민국의 경제 재건에 이바지했다.
전시장에는 독일로 향하는 간호사들의 출국 장면, 독일 병동에서 환자를 돌보는 사진, 그리고 첫 월급봉투가 전시된다. 특히 파독 간호사 이현순 씨가 남긴 메모 ― “이 봉투는 단순한 돈이 아니라 우리의 눈물과 땀이 담긴 조국의 희망이었다” ― 가 함께 소개돼 관람객들의 마음을 울린다.
파독 간호사 출신 한경자 씨(79)는 “그때는 너무 힘들어 돌아가고 싶었던 순간도 많았지만, ‘우리 가족과 나라가 살아나야 한다’는 마음으로 버텼다”며 “이제 와서 나라가 우리의 발자취를 기억해준다는 사실이 큰 위로가 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파독 간호사 김정숙 씨(82)는 “우리가 보낸 외화가 한국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었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보람 있게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 특별전이 젊은 세대에게 우리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통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특별전은 파독 간호사의 기록 외에도 △광복의 순간을 기록한 ‘프롤로그: 그날의 환희’ △정부 수립 과정을 담은 ‘1부 이제, 우리나라’ △분단과 전쟁의 기록 ‘2부 갈라진 운명, 하나의 꿈’ △민주화 운동과 시민 참여를 다룬 ‘4부 광장에서 일상으로’ △대한민국의 세계적 도약을 보여주는 ‘5부: 세계 속의 K’ 등으로 구성된다.
이번 특별전은 오전 8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되며, 광화문광장을 찾는 국민과 외국인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