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보건의사 자원이 급감하면서 농어촌 의료체계가 흔들리고 있다. 그러나 이 공백을 메우고 있는 것은 의사가 아니라 간호사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호사의 역할은 여전히 제도적으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보건소 및 보건지소 운영 현황’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보건소와 보건지소 근무 의사 수는 1400명으로 2014년(2386명) 대비 41.3%나 줄었다. 보건소 근무 의사는 같은 기간 962명에서 627명으로, 보건지소 의사는 1424명에서 773명으로 급감했다. 이는 공중보건의 배출 감소와 지역 근무 기피 현상에 따른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호사는 2014년 5354명(보건진료소 포함)에서 지난해 5428명으로 고작 1.4% 늘어나는데 그쳤다.
특히, 농어촌 벽오지에 설치된 보건진료소에서는 ‘보건진료 전담공무원’인 간호사 1명이 모든 보건의료를 책임진다. 이들은 지난 44년간 ‘농어촌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에 근거해 의사 배치가 불가능한 의료취약지에서 일상적 진료, 만성질환 관리, 예방 활동, 응급 대응까지 전담해왔다.
문제는 의료 수요가 줄지 않고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농어촌 고령인구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으며, 도시와의 의료 격차는 주민들에게 ‘이중적 소외’를 초래하고 있다. 그러나 의사 인력 감소 속에서 이 부담은 오롯이 이들 보건진료 전담공무원에게 전가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농어촌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 보건진료소 운영에 필요한 인력과 재정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동시에 지난 40여 년간 보건의료 최전선에서 주민들의 건강을 지켜온 간호사들을 ‘지역 의료의 핵심 주체’로 인정하고, 보건진료 전담공무원들의 노고를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