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6명은 적절한 수준의 건강정보 이해 능력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으며 병원 내 간호사의 직접적인 교육과 설명이 환자들의 건강정보 이해력을 높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청이 최근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가운데 60.4%가 ‘적절한 수준’의 건강정보 이해능력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병원에서 간호사와 의사의 설명, 환자용 교육자료 등을 이해하는 ‘건강관리 영역’에서 가장 높은 이해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의료현장에서 간호사의 직접적인 교육과 설명이 국민 건강정보 이해 향상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질병청이 2023년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에 처음 도입한 건강정보 이해능력(HL, Health Literacy) 측정도구를 바탕으로 성인 59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해당 도구는 질병예방, 건강증진, 건강관리, 자원활용 등 4개 영역, 총 10개 문항(최고 40점)으로 구성돼 있으며, 30점 이상을 적절 수준으로 평가했다.
전체 영역 중에서도 환자들이 간호사나 의사의 설명을 듣고 치료나 예방행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 이해하는 ‘건강관리 영역’에 대한 평가 점수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의료현장에서 간호사가 제공하는 건강정보와 환자교육이 효과적으로 전달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간호사들은 진료실 밖에서도 환자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며, 질병 예방 안내, 퇴원 후 건강관리 등의 핵심 정보를 전달한다. 이 과정에서 단순한 전달자 역할을 넘어 건강정보 이해가 어려운 환자들에게 친근하고 반복적인 설명을 통해 정보 격차를 줄이는 건강문해력 촉진자로서 기능하고 있다.
반면, 정보를 스스로 탐색하고 활용하는 ‘자원활용 영역’에서는 이해도가 낮게 나타났다. 특히, 70세 이상 고령층(36.0%), 교육·소득 수준이 낮은 집단에서 건강정보 이해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디지털 건강정보 접근에 취약하거나 복잡한 의료정보를 스스로 해석하기 어려운 인구층에 대한 맞춤형 교육과 지원이 시급함을 시사한다.
이러한 정보 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1차 의료기관, 지역 보건소, 방문간호 서비스 등을 통한 간호사의 적극적인 개입과 역할 확대가 필수적이다. 특히, 고령층과 만성질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반복적이고 단계적인 건강정보 제공은, 간호사를 중심으로 한 ‘설명 기반 의료환경’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정부는 제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HP2030)에서 건강정보 이해력 제고를 핵심과제로 설정하고 관련 체계 구축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들이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의료정보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간호사의 참여와 교육 역량 강화가 선행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건강정보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환자일수록 치료 효과가 떨어지고 만성질환 악화 가능성이 크다”며 “환자의 수준에 맞춘 설명과 상담을 반복해 제공하는 간호사의 역할은 앞으로 국민 건강 형평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열쇠”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