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간호대학 입학정원에 대해 간호계에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 것과 관련, 신중을 기하겠다는 입장이다.
7일 박혜린 보건복지부 간호정책과장은 전문지기자단 브리핑을 통해 “간호대 정원은 2020년 약 2만 명에서 2026년에는 약 2만4800명으로, 매년 약 700명씩 꾸준히 증원되어 왔다”며 “올해는 다양한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동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간호대 정원은 매년 연말 교육부와 복지부의 협의를 거쳐 조정된다. 박 과장은 또한 “2027년 1월부터는 간호법에 따라 ‘간호사 수급 추계위원회’가 구성될 예정이며 이 위원회가 2029년 이후 정원 조정 논의를 본격적으로 담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 전까지는 복지부 내부 간호인력전문위원회를 통해 정원 조정이 이뤄진다.
이번 동결 결정은 최근 제기된 유휴 인력 활용 논의와도 맞물려 있다. 기존 인력의 재활용이 우선이라는 일부 주장과 관련 박혜린 과장은 “면허 보유자 중 일부는 복지부나 공공기관 등 다른 보건의료 분야에 종사 중이며 은퇴 간호사도 포함되어 있다”며 “실제로 병원 밖에 있는 간호사 중 완전한 유휴 인력은 약 30% 정도”라고 분석했다.
박 과장은 “고령화로 인한 환자 증가,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감축 요구 등으로 인해 간호사 수요는 줄지 않고 있다”며 “정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현장 목소리도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일부 병원에서 간호사 채용 지연 현상이 나타나는 것에 대해서는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등 특정 기관에 한정된 현상”이라며 “전체적으로 간호사 공급이 과잉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대한간호협회는 정원 동결 자체보다도 근본적인 인력 수급 구조의 개편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간호협회는 “간호사 수급 정책에 정작 해결해야 할 과제는 따로 있다”며 “신규 간호사들의 빠른 취업, 현장 적응을 위한 교육과 지원 체계, 조기 사직을 막을 수 있는 근무환경 개선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간호협회는 “일부 신규 간호사들이 취업난을 겪는 현실을 고려할 때 단순한 정원 확대나 동결 논의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정원 조정과 함께 간호대학 교육의 질 관리, 실습 환경 개선, 유휴 인력의 체계적 활용 방안 등 전 주기적이고 종합적인 간호인력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향후 간호사 수급 상황, 병원 현장의 인력 수요, 채용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간호대 정원 조정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간호협회 역시 실질적인 현장 개선이 반영된 정책 논의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