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골은 혈관이 없어 한번 손상되면 자연 재생이 불가능하다. 이런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톨릭대학교 연구팀이 실제 연골과 유사한 구조를 모방해 손상된 연골을 재생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 소속 김성원 교수(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구희범 교수(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전정호 연구원, 천서영 연구원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은 사람의 코 연골 세포와 첨단 생체 재료를 결합한 ‘라쿠나 기반 연골 재생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연골의 미세 구조인 ‘라쿠나(lacuna)’를 모방했다는 점이다. 라쿠나는 소수의 연골 세포들이 서로 뭉쳐 세포외기질에 둘러싸인 형태를 말한다. 연구팀은 이 구조를 만들기 위해 탄닌산을 이용해 세포를 뭉치게 하고, 클릭 화학 기반의 하이드로겔로 세포를 감싸는 기술을 적용했다.
이처럼 클러스터 형태로 만들어진 코 연골 세포를 하이드로겔에 캡슐화하자, 세포 생존율이 높아지고 연골세포로의 분화가 촉진되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복합체를 연골이 손상된 쥐 모델에 이식했고, 그 결과 우수한 연골 재생 효과와 함께 실제 연골과 유사한 조직이 형성되는 것을 관찰했다.
이번 연구는 단순한 세포 이식이나 조직 대체 방식을 넘어, 자연 연골의 구조를 정밀하게 재현해 기능적 회복을 유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무릎 연골 손상, 퇴행성 관절염, 외상 등 연골 문제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는 중요한 발걸음으로 평가된다.
김성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사람 유래 연골세포와 첨단 생체 재료를 결합해 연골 재생 가능성을 입증한 것”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임상적 적용을 통해 조직공학적 치료법 개발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희범 교수는 “이번 기술은 기초의학의 정교한 설계와 공학적 응용이 결합된 성과”라며, “재생의학 기술을 한 단계 진화시킨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국제 학술지 ‘Chemical Engineering Journal’ 9월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